정동영 '관악을 출마' 장고, 30일 입장 표명

[윤미숙기자] 국민모임의 정동영 전 의원이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정 전 의원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소재 폐공장에서 열린 국민모임 창당 발기인대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제 문제와 관해서는 막판 고심 중"이라며 "하루만 더 시간을 달라, 내일 오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뒤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 전 의원은 최근 김세균 국민모임 상임 공동대표로부터 거센 출마 요구를 받아 왔지만 지난 26일 "불출마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이 이날 최종 입장 표명을 유보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출마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의원은 "그건 아니다. 내일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만약 정 전 의원이 서울 관악을 출마를 결단할 경우 막대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당선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인데다 대선 주자 출신으로 탈당까지 감행한 정 전 의원의 출마로 야권 표가 분열돼 새누리당이 승리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책임론에 휘말릴 것이 자명하다.

당장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의 경제 무능을 심판하고 당장은 국민 지갑을 지켜내고 종래에는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야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문재인 대표)이라며 정 전 의원을 견제하는 분위기다.

정 전 의원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광주 서구을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전 의원과 함게 재보선 판을 뒤흔들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국민모임은 이날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신학철 화백, 최규식 전 의원을 공동대표로 하는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정했다.

김세균 공동대표는 "다른 진보세력과 힘을 합쳐 4.29 재보선에서 중요한 성과를 올리고 진보 세력을 결집시켜 9월 이전까지 창당을 완료하겠다. 내년 총선에서 기필코 20석 이상을 얻어 야권 교체를 실현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2017년 정권교체를 실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