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지난 2월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에 대해 최대주주 넥슨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이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넥슨 김정욱 전무는 27일 오전 9시 판교 R&D센터에서 열린 제18기 엔씨소프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근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에 진행한 투자 결정이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인지, 정말로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것인지 시장의 우려가 적지 않다"면서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에 투자하게된 과정에 대한 구체적이면서도 설득력있는 자료 제공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넥슨은 지난 2월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 신주 9.8%를 3천800억 원에, 넷마블게임즈가 엔씨소프트 지분 8.9%를 3천800억 원에 상호 인수한다는 소식이 발표될 당시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인지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양사가 상호 지분을 교환한 시기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직후였던 만큼, 김택진 대표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넷마블게임즈와 손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던 탓이다. 김택진 대표와 우호세력인 넷마블게임즈 지분을 합하면 최대주주 넥슨을 넘어선다.
넥슨의 자료 요청이 주목받는 이유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관계에 대해 공식석상에서 불편한 입장을 표했기 때문이다. 넥슨으로서는 김택진 대표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넷마블게임즈 신주를 다소 비싸게 매입했다는 지적을 다시 한 번 반복한 셈이다.
주총 이후 엔씨소프트가 넥슨 측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택진 대표는 "주주들이 주신 의견을 검토해 향후 회사 경영에 반영할 것"이라고만 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이날 주총에서 ▲김택진 대표 재선임 ▲제18기 재무제표 및 연결 재무제표 ▲이사 보수한도(120억 원) ▲주당 배당금 3천340원 집행 안건을 최종 승인했다. 넥슨 측은 한경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김정욱 전무, 안인숙 커뮤니케이션 본부장과 실무진들이 참석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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