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KDB대우증권은 20일 일본의 인터넷은행을 탐방한 결과, 예대마진보다는 모회사의 경쟁력 강화의 지렛대로 은행이 활용됐고, 특히 증권사와 동반성장도 중요한 성공 요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KDB대우증권의 구용욱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인터넷은행은 여수신을 통한 예대마진 장사에 치중하는 사업모델이 아니었다"며 "하나같이 기존의 핵심 사업 또는 모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하나의 관문 또는 지렛대로 은행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공적인 모델은 모두 증권사와 동반 성장하는 형태였다고 전했다.
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다이와증권 계열인 다이와 넥스트 뱅크는 높은 금리와 예금자 보호를 무기로 자산을 끌어 모으고, 모회사인 다이와증권은 교차판매를 통해 성과를 냈다. 수신 측면에서는 높은 금리를 매개로 고객을 유인해 레버리지를 가급적 크게 높이는 반면, 자산 측면에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해 규제비율을 충족시키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라쿠텐은행의 경우, 모회사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닷컴의 지원과 확장 관점에서 운영됐다고 파악했다. 자칭 라쿠텐쇼핑몰의 '슈퍼포인트'를 통해 금융서비스의 결제(송금수수료 등)와 적립을 지원하는 식이다. 이에 다른 인터넷은행에 비해 수신금리도 낮은 편으로, 모회사 사업 확장과 고객의 유지가 인터넷은행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고 봤다.
구 애널리스트는 이와 함께 인터넷은행의 성장에 있어서 금융당국의 규제 설계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본 인터넷은행도 기존 은행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 받고 있어 자본력이 취약하고 채널이 없다는 단점을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대출의 위험은 전가하고 유가증권에 의존하는 자산운용으로 자본규제를 맞추고, 실명확인도 보완책을 만들면서 대응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또한 "국내에서는 첨예한 이슈인 실명확인, 은산분리 여부 및 수준, 자본금 요건 등에 대한 규제의 설계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은행 또는 은행서비스라는 보편재를 매개로 본업의 취약점을 메우거나, 수익성을 고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아직 설계도가 나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는 입장이다. 기존 은행이 주도권을 가질지, 증권사들에게 유리할지, 아니면 IT업체 새로운 기회가 부여될지 아직은 예단하기 힘든 만큼, 오는 6월에 금융당국이 제시할 방안을 확인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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