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전월보다 0.25%p 내린 1.75%로 전격 인하하며 사상 처음으로 1%대 기준금리 시대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깜짝 이벤트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체로 경기 부진과 저물가에 대한 우려가 가계부채 문제보다 크게 인식된 것이 금리 인하의 주요 요인인 것으로 진단했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로 쏠리고 있다. 시장의 의견은 방향이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4월에 나올 수정경제전망의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상한 쪽의 의견을 보면, KB투자증권의 김명실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을 통해 한은의 정책 포커스가 가계부채 등 저금리에 따른 부작용보다는 저물가와 저성장의 부담감 해소에 맞춰져 있음이 보다 확실해졌다"며 "따라서 국내 실물지표의 개선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4월 예정인 수정경제전망의 성장률 조정 수준과 중국 등 주요국들의 정책 변화에 따라 2분기 추가인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면서, 그 이전까지는 기대감을 반영한 채권금리의 하향안정화 추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IBK투자증권의 김지나 애널리스트도 "한국은행이 최근에도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깜짝 인하를 단행했다"며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이나 부정적인 경기 판단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이번과 같은 기준금리 인하가 추가로 시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4월 금통위가 가까워올수록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 하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그에 따라 추가 정책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1분기 이후에도 내수 지표 반등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시장의 인하 기대감은 쉽사리 소멸되기 어려운 만큼 시중 금리는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달리, 현대증권의 신얼 애널리스트는 추가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 애널리스트는 "금일 금통위는 시장의 인하 기대감에 비둘기파적 금통위원들이 호응을 해준 것으로 보인다"며 "온건 매파 성향의 한은 집행부는 이를 반기지 않을 것이며, 전년과는 달리 2명의 동결 소수의견이 나온 것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및 글로벌 환율전쟁의 흐름이 주요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예측 가능한 요인 내에서 2분기 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며 연내 동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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