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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여론공작 의혹' 정치 쟁점 급부상


이인규 '논두렁 시계' 폭로 野 반발, 與 내에서도 국조 주장

[윤미숙기자]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폭로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 국정원이 수사 내용을 유출해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치 쟁점으로 부상한 의혹은 국정원을 또 한 번 정치개입 소용돌이 속으로 끌어들일 전망이다.

이 전 중수부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 노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나온 '논두렁 시계' 보도의 진원지로 국정원을 지목한 것이다.

해당 보도는 노 전 대통령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회갑 선물로 1억원짜리 명품 시계 두 개를 선물받았는데 검찰 수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아내가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는 내용으로 당시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이 전 중수부장은 "조사 때 노 전 대통령은 '논두렁'은 얘기하지도 않았다. 시계는 어떻게 하셨냐고 묻자 '시계 문제가 불거진 뒤 (권 여사가) 바깥에 버렸다고 합디다'라고 답한 게 전부"라며 "그런데도 (국정원이) 말을 만들어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즉각 반발하며 관련 상임위 등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당장 2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현안질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 전 중수부장의 폭로 이후 국정원이 직접 공작에 개입했다는 검찰 관계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기에 경악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국정원의 추악한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이 전 중수부장의 폭로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언론과 세간의 평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 원내대변인은 "국민적 의혹의 눈덩이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은 깊어져 가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의혹을 풀어 주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와 이에 반대하는 견해와 충돌하는 등 공방이 벌어졌다.

하태경 의원은 2일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 아침소리 전체회의에서 "이 이야기를 꺼낸 사람이 (당시) 수사 책임자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철저하게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정말 어이가 없다"며 "특검, 국정조사를 하자면 때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수사가 중단됐는데 그걸 다시 끄집어내서 하자는 이야기냐. 그건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 전 중수부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한 사람도 이인규씨, 언론에 발표한 것도 이인규씨인데 이제 와 국정원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며 "설사 이 전 중수부장 말대로 국정원이 '논두렁' 발언을 이야기했다 하더라도 검찰이 알려주지 않고는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책임있는 자리에 있던 분이 나와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게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입은 다물고 '내 탓이오'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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