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완구 후보,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는데"

[조석근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사진) 대표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의 인준에 대해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됐다"며 거부의 뜻을 시사했다.

문 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가로 공개된 이 후보의 녹음 파일은 총리 후보자의 발언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며 이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또 "이 후보가 언론인들을 대학 총장 만들어준다고 큰소리 치는 내용은 듣기만 해도 얼굴을 찡그리게 한다"며 "김영란법과 관련된 발언은 정치인 모두를 우습게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국민들은 왜 김영란법이 이제까지 처리되지 않고 질질 끌어왔는지 알게 됐다"며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총리 후보 두 명이 낙마한 상황에서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됐다"며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의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 인사청문특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 후보측이 언론인들과 나눈 대화를 담은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에는 "(기자들을) 교수도 만들어주고 총장도 만들어주고"라는 회유를 시도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돼 논란을 불렀다.

또한 김영란법과 관련 "지금까지 내가 공개적으로 막아줬는데 이제 안 막아줘"라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이 후보가 기자들과의 이해관계를 앞세워 법안을 가로막았다는 취지로 해석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