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정의선 부자,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 무산

[안광석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불발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부자가 추진했던 현대글로비스 주식의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가 물량이 많고 일부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12일 씨티그룹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에게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공지를 보냈다.

매각 물량은 현대글로비스 502만2천170주(13.4%)로 매각 단가는 전일 종가보다 7.5∼12% 디스카운트된 주당 26만4천∼27만7천500원이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각각 11.51%(431만7000주)와 31.88%(1195만4460주)씩 총 43.39%(1627만1460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정 회장은 4.8%(180만주)를, 정 부회장은 8.59%(322만2170주)를 매각할 계획이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번 블록딜이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권 승계구도와 맞물린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거래 무산으로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됐던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시나리오가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하려는 정 부회장 측의 의도가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블록딜의 재추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블록딜 재개 여부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이번 거래에 대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공정거래법 취지에 따라 중소기업에 사업기회 개방을 확대하는 등 계열사간 거래를 축소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해 왔으며 이같은 기조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의 2013년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10조1천747억원으로 2012년 9조2천729억원보다 9천18억원 늘었다. 2013년 내부거래액은 2조9천665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