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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100일 "유통점, 경쟁차별점 없어 고민"


"판매장려금 정책 현실화해야 서비스 품질도 높아져"

[허준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100일이 지나면서 가입자 수가 예년수준으로 회복되고 저가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 효과도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을 대면하는 휴대폰 유통점의 경우 이와 반대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형 대리점이 아닌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있는 판매점들은 사실상 고객들을 붙잡을만한 경쟁력이 사라졌다며 걱정하고 있다.

지난 8일과 9일 서울 주요 지역 휴대폰 유통점을 찾았다. 새해를 맞아 휴대폰 교체수요가 늘어나고 이통사들도 보조금 규모를 늘리면서 단통법 시행 초기보다 확실히 손님들이 많아 보였다.

사당역 인근에 위치한 유통점 직원은 "보조금이 갑자기 늘어난 갤럭시노트3를 중심으로 문의하는 손님들이 확실히 늘어났다"면서도 "실제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일부 구형단말기는 재고가 없어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통점간의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

같은 지역 또다른 휴대폰 유통점 직원도 "언론보도 등을 통해 대해 잘 알고 오는 손님들은 특정 모델 휴대폰에 대해서만 재고가 있느냐고 묻는다"며 "워낙 잘 알고 오시는 경우가 많아 다른 모델이나 할인 프로그램을 안내하려고 해도 의심의 눈초리부터 보내는 손님들이 많다"고 했다.

새로운 제도 시행 이후 판매점 사업을 접은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리점이 아닌 소규모 판매점을 중심으로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휴대폰 유통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다 자금난에 시달려 유통점 사업을 접으려는 점주들도 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성동구 인근 대리점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다. 바뀐 제도에서는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간단한 사은품도 보조금에 포함돼 '불법'이 된다는 점이 문제라는 불만도 나왔다. 유통점간의 차별화 수단이 없어 영세한 점포일수록 어려움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 유통점 주인은 "매장 자체적으로 액정필름을 무상으로 교체해드리는 수준의 차별화로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며 "추가 보조금도 지금은 모든 유통점이 상한까지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라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유통점 주인은 차별화를 위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휴대폰 요금 진단, 결합상품 등에 대해 상담해준다는 홍보문구를 내걸었지만, 이런 수준으로 고객의 발길은 잡기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장려금 차이, 기변보다 번호이동을 선호하는 이유

이통사들의 판매장려금 정책도 문제라는 것이 유통가의 지적이다. 특히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고객을 과도하게 차별하는 차감정책은 원활한 고객상담을 방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유통점 직원은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할때와 기기변경 고객을 유치할때 이통사로부터 받는 장려금이 너무 많이 차이 난다"며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고객을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이슈가 됐던 아이폰6 단말기의 경우 기기변경 고객을 유치할 경우 오히려 장려금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 유통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가입유형에 따른 장려금도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단통법 시행 이전에도 기기변경 가입자에 대한 장려금이 번호이동 가입자에 비해 적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장려금이 더 줄었다"고 강조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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