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양대 계파인 친박계와 비박계가 당내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그 중심에 선 김무성 대표의 행보에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내정한 데 이어 공석 중인 6개 당협위원장을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친박계가 강력 반발하며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친박계는 김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친박 몰아내기'라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당권을 잡은 비박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권력장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카드에 반대하는 배경에도 총선 공천에 반영될 여론조사 틀을 만드는 기관 수장 자리에 김 대표 측 인사가 앉게 될 경우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최근 라디오 방송에 잇달아 출연,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틀을 만드는 데 있어 원장이나 당 대표가 굉장히 중요한 팩트가 된다"며 김 대표에 박 이사장 내정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홍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당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 이 문제를 현명하게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우회적으로 엄포를 놓기도 했다.
김 대표로서는 이 같은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박 이사장 임명을 차일피일 미룰 수도 없고, 임명을 강행할 경우 친박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취임 6개월만에 리더십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여기에 조만간 이뤄질 당협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김 대표 언급대로 100% 여론조사 방식이 관철되고 친박계가 대거 탈락할 경우 당내 계파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는 "계파갈등은 없다"고 공언하고 있고, 오는 8일에는 최고위원들과 만찬 모임을 주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필리핀에서 열리는 행사 참석 차 출국, 모임에 불참할 예정이어서 '화합' 목표는 다소 빛이 바랜 모양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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