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해외 직구는 이제 한 때 유행이 아닌 하나의 큰 유통 흐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 국내 오픈마켓 시장 규모와 맞먹을 정도로 커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국내 최대 해외 배송대행 업체 '몰테일'을 운영중인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는 해외 직구 시장에 대해 이 같이 전망했다.
김기록 대표는 "해외 직구가 활성화되면서 각 업체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국내 시장만 보고 가격·마케팅 등 정책을 생각할 게 아니라 전 세계 동종업계와 경쟁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한다면 국내 업체들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여년간 매년 40% 이상 성장해온 해외 직구 시장은 지난 해 2조 원 시대를 열었다. 270조 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소매시장에서 1%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 셈. 이 같은 성장세라면 오는 2018년에는 8조 원에 달하고, 10조 원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해외 직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김기록 대표 역시 가장 '핫'한 기업인으로 부상했다. 몰테일이 국내 해외 직구 열풍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한 때문이다.
김기록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해외 제품에 관심 있는 고객들에게 하나의 특화된 서비스 정도로 생각했다"며 "지금은 해외 직구가 일반 대중 시장으로 확장되면서 메이크샵보다 몰테일로 더 주목받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00년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서비스 '메이크샵'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7년 자사 입점 쇼핑몰 상품을 판매하고자 미국법인을 세웠던 게 계기가 돼 해외배송 대행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김 대표는 "역직구를 노리고 미국에 400만 달러를 투자해 물류센터를 지었지만 2008년 미국에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사업 방향을 달리 생각하게 됐다"며 "미국 내 저렴한 상품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 해외 직구 열풍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몰테일은 지난 2010년 연 매출이 20억 원에 머물렀지만 소비자들의 직구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2011년 114억 원, 2012년 211억 원, 2013년 260억 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는 블랙 프라이데이 열풍에 힘입어 코리아센터닷컴 전체 매출에서 몰테일 매출(500억 원 전망치)이 기존 메이크샵 매출(400억 원 전망치)을 처음으로 뛰어넘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배송 기일 단축을 위해 1년 전부터 미국 뉴저지에 물류센터를 마련하고, 인력 충원 및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이번 시즌에는 전년 보다 2배 이상 주문이 많았는데도 배송이 어느 정도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해외 직구가 더 대중화되고 구입 아이템 품목도 더 광범위해 지면서 시장이 본격 확장될 것"이라며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직구가 어렵거나 나이 드신 분도 쉽게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몰테일은 미국 외에도 일본과 중국, 독일에도 진출해 직영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독일 쇼핑몰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관련 매출도 전년 대비 400~500% 상승했다.
김 대표는 "독일 물류센터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어 올 하반기 영국 진출도 준비 중"이라며 "런던 주변으로 물류센터 부지를 알아보고 있으며, 북유럽쪽도 지사를 설립해 진출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각 국가별로 세워진 몰테일 물류센터가 앞으로 진출국과 우리나라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단순한 배송대행을 넘어 앞으로 해외 물류센터를 통해 한국 상품을 수출하는 역직구 통로로 더 활발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국산 제품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역직구 시장 역시 해외 직구 시장만큼 커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산 제품에 대한 한국인들의 신뢰가 부족한 것이 시장을 키우는 데 한계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상품은 전 세계적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자신감은 부족한 것 같다"며 "TV 등 가전, 패션, 문구류, 액세서리, 프리미엄 식품 등 한국산 제품들은 이미 해외에서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역직구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도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해주길 당부했다.
그는 "현재 역직구 시장은 각 몰의 한국어 표기로 인해 외국인들의 이용이 어렵고, 관세나 위생점검 등의 완화, 결제 문제, 상표권 등록 등과 관련된 현실적인 해결책이 부족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관세청 등 유관 부서들이 힘을 합쳐 역직구를 위한 국내 배송 전용센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물류비 지원 등 좀 더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지난 해 메이크샵 서비스를 이용하는 각 쇼핑몰들이 해외 진출 기반을 잘 다져온 만큼, 올해부터 자사 외국인 전용 쇼핑몰 'OKDGG' 등을 통해 역직구 활성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곳은 입점업체들에게 영어, 중국어, 일본어 서비스 지원과 함께 배송, 고객 서비스 등을 대행하고 있다.
그는 "해외 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업체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각 업체들이 넥스트 스텝을 어떻게 밟아 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물류센터, 인력 등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직구 중심의 몰테일과 역직구 중심의 메이크샵을 어떻게 적절하게 운영할 지를 두고 계속 고민해 왔다"며 "그동안 메이크샵 사업에 많은 시간을 들여왔지만 앞으로는 직구와 역직구 시장 모두를 이끌 수 있는 선봉자 역할을 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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