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기술발전에 따라 정보기술(IT) 영역에서도 소유하지 않고 빌려쓰는 개념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업이 비즈니스에 필요한 서버, 스토리지(storage), 소프트웨어(sw), 개발 플랫폼 등을 빌려 쓰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서비스다. 서버 등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플랫폼을 제공하는 PaaS(Platform as s Service),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구분된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민영기 사무국장은 "클라우드는 비용절감 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인터넷 신산업이 부각되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CIA도 클라우드 쓴다는데 한국은…"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민간기업들이 차츰 클라우드를 채택하고 있지만 정부기관은 물론 대학에서조차 이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안성 문제를 이유로 공공기관이 민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10월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클라우드법)'을 국회에 제안했지만 '국가정보원 개입 조항' 논란에 부딪혔고 이달 초 법안 수정제안으로 해법을 찾는 듯 했으나 여·야 정쟁에 묶여 결국은 해를 넘겼다. 이 법률은 정부부처, 대학 등 공공기관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골자다.
해외에선 정부와 공공기관이 클라우드 도입에 힘쓴다. 미국의 경우 국가정보기관인 중앙정보국(CIA)은 아마존과 6억달러(약 6천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2014년 8월부터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0년 연방정부의 클라우드 도입을 권고하는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Cloud First Policy)'를 수립했고, 유럽연합은 '유로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추진해 프랑스, 스페인, 영국, 벨기에 정부가 클라우드를 우선 도입했다.
일본도 2015년을 목표로 지방자치단체 IT 환경을 클라우드로 바꾸는 ''가스미가세키' 정책을 추진중이며 중국은 지난 2012년부터 클라우드 핵심기술개발과 육성을 위해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단지를 구축하고 전통산업과 클라우드를 융합하는 과학기술 발전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오히려 보안에 신경쓸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 등이 보안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클라우드 군단 '대공습'…국내 기업 '지지부진'
그러는 사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에 휩싸이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 세계 1위 아마존은 우리나라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를 위해 최근 들어 KT,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이동통신사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공간 임대계약까지 체결했다. 이전까지는 홍콩 IDC를 통해 국내 기업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세계 주요 IT 기업들도 각각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소프트레이어'로 진출하고 있으며 최근엔 중국기업 화웨이까지 도전장을 내밀며 국내시장은 외국기업들의 격전지가 돼가는 모양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지지부진하다. 업계는 정부의 규제로 공공시장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적고 보안에 대한 우려와 이용자 신뢰부족으로 민간부문도 이용도가 낮다고 토로한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가 조사한 '2014년 클라우드 산업실태조사' 중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전체 클라우드 매출액은 4천584억원 정도로 아마존의 올 2분기 매출액 9억6천200만달러(우리돈 1조711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지난 18일 발표한 '2014년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지난해보다 33.22% 늘어난 5천2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영기 사무국장은 "클라우드발전법에서 적시하는 시범사업,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해외진출 지원 등의 정책수단이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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