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OS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을 안드로이드가 점령하며 애플의 iOS를 제외한 OS들은 힘을 잃고 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 힘이 막강해지면서 구글과 스마트폰 제조사들 파워게임에서 구글이 유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LG 등 스마트폰 제조사의 독자 개발 플랫폼 개발 및 상용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1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동기에 비해 20% 증가한 3억100대로 나타났다.
사용자 OS별 판매량을 보면 안드로이드는 80%대 점유율로 모바일 OS 시장을 평정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와 iOS를 제외한 OS의 점유율은 모두 감소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5천6만대로 전체 스마트폰의 83.1%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5천만대 가량 늘었고 점유율도 1%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이는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약진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같은기간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의 판매량(7천312만대)과 점유율(24.4%)은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판매량은 약 700만대, 점유율은 8%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반면 화웨이, 레노버 등 안드로이드폰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제조사들이 약진, 스마트폰 판매량과 안드로이드 점유율 동시 확대를 이끌었다. 3~5위를 차지한 업체는 모두 중국 제조사(화웨이,샤오미, 레노버)다.
애플은 안드로이드 독주 체제에서도 점유율이 전년에비해 0.6%포인트 증가한 12.7%를 기록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OS 점유율은 전년에 비해 0.6% 포인트가 감소한 3%,블랙베리는 1%포인트가 줄어든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만 점유율 방어에 성공했을뿐 안드로이드 기세를 멈출만한 OS가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안드로이드가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닐 모스턴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의 리더십은 현재 따라올 플레이어가 없어 보인다"며 "저렴한 비용과 사용자 친화적인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제조사와 고객들을 계속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제조사와 힘겨루기서 입김 강해져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하면서 제조사들의 목소리는 구글과 힘겨루기에서 작아질 수 밖에 없다.
초기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시장이 확대되며 호황을 맞았지만, 같은 진영의 경쟁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차별점을 내세우기 어려워졌다. 안드로이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지가 과거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구글과 연합전선을 형성, 2008년 '아이폰 쇼크'를 이겨내고 세계 스마트폰 1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상향 평준화되고 안드로이드진영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제조사 잇따라 가세하면서 판매량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구글과 특허를 10년간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사물인터넷(IoT)이나 웨어러블 기기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약이다. 그러나 제조사 입장에선 자체 콘텐츠나 플랫폼 개발에는 덫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체 콘텐츠 사업을 접는 것은 크로스라이선스를 맺은 구글과 관계 때문이기도 하다"며 "구글이 중복되는 콘텐츠 사업은 접으라고 삼성에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OS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에 신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점령한 선진시장에서 대중적인 호응은 얻기 힘들고 인도나 러시아같은 신흥시장에서 저가로 판매해서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이 2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가격으로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닐 모스턴 연구원은 "수백 개의 하드웨어 브랜드를 통해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출시되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가격이 전세계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일부 제조사들만 이익을 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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