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제2롯데월드, 정밀안전진단 명령 받아

[장유미기자] 끊임없는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됐던 제2롯데월드가 아쿠아리움 누수현상으로 결국 개장 두 달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정부가 대형 재난 가능성을 우려해 정밀안전진단 명령을 내린 데다 지하에 있는 잠실역 공영주차장이 제2롯데월드 건설 후 누수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 정밀안전진단이 진행되는 동안 정부가 롯데에 영업제한 조치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논란도 서서히 일고 있다.

11일 국민안전처는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누수 현상과 관련해 정부합동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롯데 측에 정밀안전진단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학교수·구조기술사 등 관련분야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합동안전점검단은 지난 10일 누수현상이 발생했던 제2롯데월드의 수족관과 지하변전소에 대해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점검단은 건축시공·토목구조·전기안전·재난관리 등 4개 분야로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이미 알려진 수족관 외에 벨루가 수족관 2곳에서 누수현상을 추가로 발견했다. 또 수족관의 콘크리트벽, 아크릴판 등 각 구조에는 결함이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누수현상의 원인은 수조의 아크릴과 콘크리트 벽을 접착시키는 실런트 시공 과정상의 하자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또 롯데 측은 추가 누수 지점이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가 점검단이 이를 인지하자 뒤늦게 보수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물이 대량 방류될 경우 지하 변전소로 흘러 들어가 사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큰 문제점이 없다고 분석했다. 피난 계단을 따라 지하 5층의 집수정으로 흘러들어가 펌프를 통해 외부로 배출되고, 케이블의 방수처리가 잘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점검단장인 김찬오 서울과기대 교수는 "롯데가 테스트를 끝내지 않고 조기개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용 과정 중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에 외국 수족관의 일반적인 누수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점검단은 최소 3개소에서 누수현상이 발견됨에 따라 보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대량으로 수족관이 누수되거나 긴급 재난이 발생될 경우 대피통로에 대한 안내도가 없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처는 관할 행정기관인 서울시를 통해 롯데월드에 정밀안전진단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또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실란트 전면재시공 등 문제점 보완을 요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용제한 조치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번 일에 대해 롯데 측은 시민들의 불안감을 조속히 해소할 수 있도록 정부와 서울시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서 지적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객관적인 제3의 전문기관에 의뢰, 아쿠아리움 정밀안전점검을 조속한 시일 내에 실시하고 점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또 점검 결과에 따른 보수·보강 등 필요 조치도 이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긴급 재난 발생 시 사용될 피난로의 표시와 위기관리 매뉴얼, 재해경감 계획을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철저히 보완하고, 지하 변전소에 기존 방수대책에 추가로 상시폐쇄형 차수문을 계획대로 설치해 외부 돌발 요인에 의한 변전소 침수에 대한 우려 또한 원천 차단키로 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 누수현상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안전 관련 지적을 엄중히 여기고 있으며, 어떠한 가치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롯데월드몰 안전 관리에 더 신중을 기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11일에는 제2롯데월드 지하 잠실역에 있는 잠실 공영주차장의 누수 현상이 제2롯데월드와 연관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안전성 논란이 더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누수 현상은 잠실역 10번 출구와 이어진 곳에서 발견됐으며, 제2롯데월드의 지하주차장을 만들면서 공영주차장 출구 벽을 뚫어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예전에 지어진 공영주차장과 연결되면서 결로 현상이 생긴 것으로 보고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제2롯데월드 공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