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국내 게임산업의 '허리'로 불리우던 중견 게임사들의 실적이 갈수록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분기 매출도 어느새 100억 원 미만으로 떨어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
넥슨·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메이저 게임사의 성장가도와 선데이토즈·데브시스터즈 등 신흥 모바일게임사들이 도약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3일 코스닥 상장 게임사들의 3분기 실적 공시가 일단락된 가운데 와이디온라인(75억 원)·한빛소프트(63억2천만 원)·엠게임(60억1천만 원)·드래곤플라이(45억 원)·플레이위드(18억2천만 원) 등 중견 게임사의 분기 매출이 두자릿 수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창세기전'으로 유명한 소프트맥스 및 바른손이앤에이의 경우 약 5억 원의 분기 매출을 거두는데 그쳐 중장기 성장성에 적신호가 들어온 상황이다. 이들 게임사는 3년 전인 2011년 3분기와 비교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 이상 매출이 하락했다.
주력 온라인게임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100억 원 이상 분기 매출을 거두던 이들은 주요 온라인게임의 서비스 노화에 따른 이용자 감소와 매출 하락 여파로 침체일로를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한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게임 시장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것도 실적 악화의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3분기 매출 45억 원을 기록한 드래곤플라이는 "전반적인 온라인게임 시장 약세가 지속되면서 매출 감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엠게임도 "큰 성과를 거둔 신작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동력원이었던 온라인게임들의 노후화에 따른 매출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견 게임사들, 모바일게임과 수출로 활로 모색
중견 게임사들은 모바일게임과 수출 확대로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비용절감에 나서 재무 건전성 확보에 나선 곳도 있다.
온라인게임 '오디션' 매출에 의존하던 와이디온라인은 최근 다수의 모바일게임을 선보이며 매출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4분기의 경우 신작 모바일게임 '드래곤을만나다'와 11월 일본에 수출한 '알비온전기'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3분기 와이디온라인은 8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구조조정을 통한 운영비 절감으로 3분기 영업이익을 흑자 전환시킨 엠게임은 '다크호스', '장화신은고양이', '드래곤앤라피스' 등 신작 모바일게임 출시와 '프린세스메이커 모바일'과 '열혈강호2온라인' 해외 서비스로 신규 매출원 창출에 나설 방침이다. 이 회사는 주력 지적재산권(IP)인 '열혈강호'를 바탕으로 웹게임을 개발해 내년 2분기 중국에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드래곤플라이도 주력 일인칭슈팅(FPS) 게임 '스페셜포스2'를 동남아시아에 선보이고 '가속스캔들2', '또봇&바이클론즈', '프로젝트SF' 등 모바일게임 라인업으로 실적 반등을 꾀할 예정이다.
한빛소프트는 최근 중국 최대게임사 텐센트와 손잡고 선보일 모바일게임 'FC매니저'로 흥행을 일굴 계획이다.
◆중견 게임사들, 온라인 게임 인프라도 확대해야
중견 게임사들이 일제히 모바일게임으로 방향을 선회한 가운데, 이들이 갖춘 온라인게임 인프라도 적극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숭실대 교수)은 "온라인게임 강국으로써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기득권을 한순간에 버리면 안된다"면서 "곧 펼쳐질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시대에서는 우리 게임사가 보유한 온라인게임 기술력이 아주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은 주춤한 온라인게임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재홍 학회장은 "정부가 잇딴 규제 정책을 쏟아내 국내 게임산업을 흔드는 사이 외산 게임이 안방을 차지한데 이어 중국 자본까지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정부가 나서 중복된 규제부터 풀고 중견게임사들을 독려하는 수밖에 없다"며 중견 게임사는 물론 게임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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