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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등장후 최대 피해자는 인텔?


넷북 등 인텔칩 수요처 몰락…수익차감 전략으로 적자 확대

[안희권기자] 애플이 지난 2010년 아이패드를 출시한 후 PC칩 업체 인텔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넷북과 울트라 노트북 시장에 주력했으나 시장이 태블릿 중심으로 재편되자 뒤늦게 진출해 ARM 업계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인텔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보조금과 마케팅비 등을 지원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기대한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인텔은 이로 인해 매년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애플인사이더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2년 동안 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보조금을 과도하게 지급해 70억달러(약 7조7천억원) 적자를 냈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 리서치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라스곤은 지난 2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인텔이 수익차감이란 보조금 명목으로 태블릿 1대당 약 51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차감이란 태블릿 제조사가 ARM칩대신 인텔 아톰칩을 사용할 경우 태블릿 내부회로 재설계 비용과 추가로 들어가는 부품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보고서에 인텔이 적자를 줄이려면 태블릿용 칩 판매를 중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텔이 올해 보조금으로 지출한 비용만 2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 수익차감으로 올해 손실만 4조원대

인텔은 지난해 모바일 칩에서 30억달러(약 3조3천억원)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으며, 올해 손실액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투자사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조셉 무어는 2014년 인텔 모바일 및 커뮤니케이션스 그룹의 적자규모가 40억달러(약 4조4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인텔이 구글과 제휴를 맺고 안드로이드용 칩을 공급한 후 2년 동안 70억달러( 약 7조7천억원) 손실을 봤다고 분석했다.

인텔이 수조원의 손해를 보면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1990년대 형성됐던 윈텔제국을 재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PC시장 침체로 윈텔제국이 몰락하자 그 대안으로 애플을 주목했었다. 2008년경 인텔과 애플은 차세대 iOS 기기에 인텔칩 채용을 협의한 바 있다.

하지만 애플이 자체 설계한 애플칩을 아이패드에 탑재하면서 인텔은 이러한 기대를 접어야 했다. 아이패드 등장으로 인텔이 공을 들인 넷북과 울트라노트북 시장이 몰락했다. 인텔은 새로운 칩 수요처를 아이패드 경쟁 제품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찾아야 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퀄컴이나 삼성, 엔비디아 등의 ARM 계열 칩 업체가 장악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인텔은 수익차감이란 공격적인 보조금 정책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인텔의 저가 태블릿 시장을 장악하려는 승부수가 성과를 낼지 아니면 커져만 가는 막대한 손실로 좌절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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