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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발 개헌론, 차기 대권 시계 빨라지나


靑 제동에도 개헌 논의 공식화, 차기주자들 '들썩'

[채송무기자]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개헌 갈등이 김무성 대표(사진 上)의 후퇴로 수습 국면에 들어섰지만, 차기 주자들의 부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간 불거진 개헌과 공무원 연금 갈등은 청와대의 승리로 끝난 듯 보인다. 김무성 대표의 개헌론에 청와대가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하자 김 대표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김 대표는 "대통령에 사과드린다. 개헌 논의를 정기국회 전에 논의할 의사가 없다"고 한 발 물러섰음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당청 갈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연이어 자세를 낮췄다.

김 대표는 공무원 연금 처리 시기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입장에 따랐다. 당초 청와대는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김 대표는 연내 처리에 "하는 게 중요하지 시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청와대와 온도차를 보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내 공무원연금법을 자신 명의의 의원 입법으로 발의하기로 결정했다. 조속한 입법을 위한 것으로 청와대의 입장에 따랐다. 개혁안을 마련할 TF팀도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을 위원장으로 출범해 공무원 연금 개혁안의 연내 처리를 목표로 했다.

모습으로만 보면 김 대표의 완패다. 그러나 김 대표의 개헌 발언으로 정기 국회 이후 개헌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공식화됐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블랙홀'이라고 금기시한 개헌 이슈를 공식화하면서 김 대표는 비박계 대표주자로서 입지를 분명히 한 것도 성과다.

개헌 이슈를 선점하면서 김 대표는 상대적으로 대선 경쟁자인 김문수 보수혁신특위 위원장이나 이재오 의원보다 앞선 위치를 갖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당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태호 최고위원(사진 下)이 김무성 대표를 비판하면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것도 정치권에서는 차기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좀 통과시켜 달라,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라고 애절하게 말씀해 오셨는데 국회에서 어떻게 부응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퇴에 대해 "저의 진심은 시작도 개헌이었고, 끝도 개헌이었다"고 했지만, 친박계조차도 이를 대선용으로 분석했다. 친박 홍문종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당 최고위원이고 개헌도 본인이 먼저 말했는데 주목받지 못하자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여권의 차기 주자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더욱이 이는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지 불과 1년 8개월 만의 현상이어서 이례적이다. 대체적으로 여권의 차기주자들은 정권 말기로 접어들면서 현 정권의 힘이 약화될 때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여권의 이같은 분위기가 차기 주자들의 각개약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차기 주자들이 부각될수록 현 정권의 레임덕 시기가 빨라진다. 김무성 대표의 개헌론에 청와대가 강력 제동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권력을 쥐고 있는 현 정권이 대권주자를 만들기는 어렵지만 낙마시킬 수는 있다는 과거의 경험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의 강력 경고에도 개헌론이 공식화되면서 여권 차기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여권의 차기주자들이 부각되면 야권의 대권주자들 역시 행보를 시작하게 된다. 차기 대권 구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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