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세월호 부실대출과 대기업 구조조정, 특혜대출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도입을 위한 대출심사를 산은이 부실하게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동부, 현대 등 구조조정 중인 대기업들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의원들 "세월호, 특혜 대출" 맹비난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21일 열린 산업은행 국감에서 "지난 2012년 10월 산업은행이 청해진해운에 대한 대출 100억원 중 80억원을 실행하면서 감정평가도 하지 않은 채 부실대출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세월호에 대한 감정평가는 대출 실행 후 넉 달 뒤인 2013년 2월에 행해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산업은행이 세월호 대출의 사업성과 상환능력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고 꼬집었다. 산업은행이 청해진해운의 매출액 전망을 회사보다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선박 도입 후 첫 해를 제외하고는 원가율을 청해진해운보다 낮췄다는 것이다.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산업은행의 '여신승인신청서' 등에 근거해 산업은행의 여신심사는 부실심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은은 일종의 재정상태 악화 경고장치인 '론모니터링'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세월호 구입 등의 대출승인이 있기 전인 지난 2012년 5월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에 대한 론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최근 2년 연속 매출액이 감소한 청해진 해운은 매출액 감소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그러나 산은은 다른 항로에서 안정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2012년에는 운임 인상이 예정돼 있어 매출 규모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론모니터링 결과를 스스로 부정하고 세월호 대출 승인을 합리화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 문제 있어
이날 국감에서는 동부, 한진,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과정 중의 문제점과 STX에 대한 부실대출 의혹이 제기됐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동부그룹은 구조조정 진행도 더디고 회장의 사재출연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도 동부제철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에서 김준기 회장에게 우선매수협상권을 줄 수 있도록 한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한진그룹의 경우 대한항공에서 한진해운에 유상증자로 4천억원을 출자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설사 재무구조가 좋더라도 부실계열사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는 이사들의 배임이나 상법상 신용공여 위반 소지가 있다"며 "자신도 자구계획을 이행 중인 대한항공이 부실계열사의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에 대해서는 자구계획 이행성과가 부풀려졌다는 지적과 함께 현대증권 매각 추진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점을 비판했다.
또한 산업은행이 STX그룹의 분식회계 가능성을 알고도 거액을 대출해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STX의 분식회계 혐의가 산업은행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에 추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출한 것은 시스템의 문제이거나 '묻지마'식 특혜대출 중 하나"라며 "STX 부실대출이 13년 만의 산업은행 적자로 이어진 큰 이유인 만큼 국회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해 실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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