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최근 IBM이 반도체 생산시설과 관련 특허를 글로벌 파운드리스에 매각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대신증권은 21일 삼성전자와 IBM, 글로벌 파운드리스 등 3사 동맹은 여전하며, IBM이 설비는 팔았지만 설계 관련 지적재산권은 그대로 보유했다는 점을 들어 반도체 설계 기술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IBM과 글로벌 파운드리스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진영의 동맹기업으로, IBM은 반도체 생산시설의 미세공정전환(20나노, 14나노)을 삼성전자에게 지속적으로 의존해온 관계"라며 "IBM은 규모의 경제 확보에 실패해 반도체 생산시설을 글로벌 파운드리스에 매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이 기술의 라이선스를 글로벌 파운드리스에 제공중"이라며 "이 같은 동맹관계가 지속되는 이유는 반도체 설계 기술 축적과 신규 고객사의 원활한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3사 동맹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번 매각의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영향력도 중립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각 사의 전략적 방향성은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IBM은 실적부진 사업을 지속적으로 구조조정 중이며, 글로벌 파운드리스는 안정적인 고객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는 설명이다. 또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부문의 흑자 전환이 가장 중요한 상황으로,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은 애플 아이폰용 신제품 칩 양산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는 오는 2015년 3분기로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문의 사업가치는 애플 아이폰용 칩 생산보다 자체 설계한 칩(엑시노스 등)에서 비롯될 것"이라며 "이는 자체 설계한 칩을 보유한 경우, 원하는 스펙대로 하드웨어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아울러, 이번 IBM의 행보가 하드웨어 기업 입장에서 반도체 칩 설계 능력 확보·유지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줬다고 진단했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아이패드에 적용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자체 설계해왔으며, 지난 17일 공개한 아이맥 27인치에 자체 설계한 타이밍 컨트롤러를 탑재한 바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 같이 애플이 핵심 반도체 칩을 자체 설계하는 이유 역시 자사가 원하는 하드웨어 스펙(5K 초고해상도)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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