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세나기자] 삼성의 음악 스트리밍 앱 '밀크'로 촉발된 음악 무료서비스 논란이 또 다른 음악 앱 '비트(Beat)'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음원 저작권 신탁관리 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삼성이 구상중인 밀크 부분유료화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임에따라 현재 부분유료 모델을 적용중인 무료 음악 스트리밍 앱 '비트'에 대해서도 계약내용 변경 등 수정 조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비트가 음저협,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과 진행했던 음원사용에 대한 재계약 시점이 11월로 임박해 있는 만큼 삼성과 음저협이 도출한 결과에 따라 비트의 명운도 갈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경쟁 음원사업자 불똥 튈라 전전긍긍
밀크 서비스사인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내년 1분기 중 무료 음악 스트리밍 앱 밀크에 부분유료 모델을 적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음저협이 삼성 밀크의 무료 서비스를 두고 계약 위반 사항이라고 지적하며, 삼성에 음원을 제공하는 소리바다를 상대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음악사업자들은 삼성전자가 무료로 서비스중인 '밀크' 앱에 대해 내년 1분기 부분유료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삼성이라는 거대자본과의 경쟁체제 구축에 대한 고민은 뒷전이다. 음저협이 부분유료화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전하면서 자칫 밀크의 불똥이 계약 파기 또는 수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무료' 서비스를 사업의 핵심기치로 내건 업체들의 경우, 밀크로 촉발된 부분유료화 논란이 사업 근간을 흔들 수도 있어 노심초사하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음저협 등 저작권자의 의견을 일부 반영해 밀크에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를 추가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음저협 측은 이같은 결정이 탐탁지 않다는 입장.
음저협 한 관계자는 "이용자들에게 유료 서비스를 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무료서비스를 기반으로 유료모델을 추가하는 개념이라 재계약 조건이 성사된다고 섯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음저협은 기본적으로 월정액제 등 음원서비스의 유료화를 음원제공 계약의 기본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음악시장의 트렌드가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스트리밍 음원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은 상태"라며 "비트 등 무료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밀크가 내놓은 협상안이 음저협 측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데다가 이를 기점으로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기초공사를 다시 시작해 나가겠다는 입장인 것.
이 관계자가 언급한 '비트'는 밀크처럼 서비스 제공자가 선곡한 음악을 듣는 무료 라디오 방식의 스트리밍 서비스다. 무료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확대 가능성과 정확한 개념이 잡히기 전인 올해 초 서비스를 론칭, 시장의 수혜를 얻은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다만 밀크가 음원 전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비트는 '비트 TOP40', 'HOT 200 KPOP' 등의 채널에서 제공되는 최대 5천곡에 대해서만 무료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다운로드권과 사이버 화폐(하트) 개념을 도입해 부분 유료 모델로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비트 이외에 네오위즈인터넷이 서비스하는 '벅스'에서도 라디오 형식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회원들에 한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일련의 사안과 관련 비트 서비스사인 비트패킹컴퍼니 관계자는 "현재 음저협 등과 월정액 도입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진행중"이라며 "다만 스트리밍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지금의 형태는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음저협 '부분유료' 못마땅…스트리밍 계약 재검토 언급
업계에서는 밀크 무료 서비스로 촉발된 음원사업자와 음저협간의 기싸움이 단순한 힘겨루기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굴지의 기업인 삼성전자가 얽힌 사안인 만큼 이번 논란의 결론이 향후 스트리밍 음원사업에 대한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될 공산이 높아 음저협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밀크사건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어떠한 결론으로 도달할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향후 기업들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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