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작년에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100만원을 벌면 47만원에 대한 세금은 탈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박맹우 새누리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무조사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대상 721명의 총소득은 2조833억원이었으나, 실제로 신고한 소득은 1조 1천47억원으로 9천786억원은 신고하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2013년 소득적출률(=적출소득÷(신고소득+적출소득))은 47%였다. 100만원을 벌면 47만원은 신고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또한 작년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금 탈루는 5년 전보다 9.5%p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37.5%에서 2010년에는 39.1%, 2011년에는 37.5%, 2012년에는 39.4%, 2013년에는 47%를 기록했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적출소득은 5년 전보다 229.6%가 증가한 규모였다. 이들의 적출소득은 2009년 2천969억원에서 2013년 9천876억으로 급증했다.
박 의원은 "이는 세금납부에 대한 고소득 자영업자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뒤늦게 적발한 소득에 부과한 세금도 제대로 걷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적출소득에 대해 부과된 세금 중 무려 20.4%(3천203억원)가 여전히 미수납 상태였기 때문이다(2014년 6월말 기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신고하지 않아 세금을 탈루했던 적출소득에 부과된 세액은 총 1조 5천703억원으로, 국세청은 올 상반기 누계기준 1조 2천500억원을 징수했다. 그러나 3천203억원은 여전히 징수하지 못한 실정.
특히 2013년 미수납액의 대부분은 이미 납입기한이 지나 체납된 것이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봉급생활자들이 원천징수 형식으로 소득세를 내는 것과 달리,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금탈루는 여전히 심각하다"며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세형평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탈세하지 않는 사람은 바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확산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세청에는 "세무조사 대상자 선별과 체계적이고 공평한 과세를 위해 탈세규모 측정 모델 개발을 서두르고, 고소득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세무조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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