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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파리모터쇼]달리는 스마트폰, 커넥티드카 동향


긴급통화 서비스 '이콜', 차량용 앱에 주목

스마트카의 네트워크 연결은 더 이상 스마트폰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스마트카는 자체적인 네트워크 탑재로 '달리는 스마트폰'이 되고 있다. 2014 파리 모터쇼에서 만날 수 있는 커넥티드 카의 주요 키워드는 긴급통화 서비스인 '이콜'과 차량용 앱이다.

이콜은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 의해 2015년 10월부터 유럽 시장에서 필수 탑재 사항이 될 예정이다. 차량 내의 SOS 버튼을 누르면 긴급 통화가 연결돼 사고 시 사용자를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시장에서 벤츠 차량에서 SOS 버튼을 눌렀을 때 콜센터와 연결돼 당황하기도 했었다.

이콜 서비스가 스마트카의 입장에서 주목 받는 이유는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스마트카 자체가 네트워크와 연결된다는 점에 있다. 이콜 서비스용으로 탑재된 네트워크 모듈은 스마트폰의 의존도를 줄여 자동차 중심의 커넥티드카 서비스 시장을 열어가게 된다.

그동안 스마트폰 중심으로 열어가던 커넥티드카 서비스의 중심이 자동차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BMW, 벤츠 등 이콜 서비스를 주도한 유럽 업체들의 이면에는 스마트카 중심의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열어가는 한편 스마트폰을 주도하는 미국을 견제하는 의도도 깔려 있다.

물론 전시장에서 만나 본 이콜 서비스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다. 벤츠, BMW 등 이콜 서비스를 주도해 온 업체들은 이동통신 모듈을 차 내에 필수로 탑재하고 있다. 시트로엥 등의 업체는 3G 키를 구입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전시장에 있던 우리나라, 미국, 일본 차량 등에서는 이콜 서비스를 만나지 못했다.

차량용 앱도 더 이상 스마트폰 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동차 헤드 유닛으로 직접 앱을 다운로드해 헤드유닛용 앱과 스마트폰용 앱으로 복잡한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물론 헤드유닛으로의 앱 다운로드는 자동차 중심의 차량용 앱의 진화를 의미한다.

향후 헤드유닛-스마트폰 연동과 관련해서는 HTML5 등 자체 플랫폼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의 카플레이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사들은 자체 플랫폼을 기본으로 가져 가면서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서 자체 플랫폼 대신 안드로이드 오토나 카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벤츠, BMW 등 유럽 선두 업체들의 자체 플랫폼 상용화는 타 업체들에 비해서 한발 앞서 있다.

시트로엥 컨넥티드는 올 파리모터쇼에서 커넥티드카를 가장 잘 설명한 전시다. 헤드유닛으로 앱을 다운로드하고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스캔하고 스마트폰 화면을 헤드유닛으로 미러링하는 등 다양한 응용 예를 보여줬다.

헤드 유닛앱으로는 마이 시트로엥을 비롯하여 18개의 앱이 상용화되어 있다고 한다.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3G 키 가격은 379 유로고 모든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연간 서비스료는 130 유로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용 앱으로 스캔 시트로엥, 링크 시트로엥이 서비스되고 있다. 스캔 시트로엥은 운전자가 차량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스캔하고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링크 시트로엥의 경우는 차량 관리 서비스로 차량의 위치 정보, 운전 습관, 연료 소비, 차량에서 내려서 목적지까지의 경로 등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벤츠, BMW, 르노 차량에서도 자체 플랫폼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이미 상용화된 제품이라서 기존 전시와 큰 차이는 없지만 이콜서비스와 자체 커넥티드 서비스의 향후 연동이 주목된다.

닛산 전시에서는 상하 2개의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위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GPS)와 카메라 용으로 사용되고 아래의 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앱을 비롯한 멀티미디어로 사용된다는 설명이다.

앱 관련 업체별 동향을 요약하면 네트워크가 탑재된 차량은 헤드 유닛으로 앱을 다운로드해 자동차 중심의 앱을 운용하고, 네트워크가 없는 차량은 스마트폰을 연결해 스마트폰 중심으로 앱을 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IT 강국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게, 자동차-IT 융합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커넥티드카에서 우리나라는 한발 뒤쳐져 있다. 내비게이션과 DMB 등 커넥티드카 시장 초창기에 우리나라의 서비스는 최고 수준을 자랑했지만, 십여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세계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이 포화되면서도 차량용 앱 시장을 만들지 못하는 현 상황이 잘 말해 주고 있다.

'이콜'서비스는 국내에서도 곧 상용화가 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콜이 가지는 의미가 긴급구조통화만이 아닌 커넥티드카 서비스 전반을 의미하는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에 콜센터를 구축한 BMW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커넥티드카 시장은 자동차와 IT를 아우르는 융합 시장이다. 해외의 예처럼 자동차사-이동통신사-IT 관련사의 유기적인 협력과 기술 발전이 필수적인 동시에 정부의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 결정도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업계의 제대로 된 투자와 협력, 정부의 융합 서비스 주도 정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이를 통해서 IT 강국의 잠재력이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부교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부교수는) 서울대 제어 계측공학과와 같은 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장,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로 자리잡았다. 현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한국자동차공학회, 대한전기학회 등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국가기술표준원의 '자율주행 실용화를 위한 ADAS 기술 표준기반 구축'과제의 연구책임자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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