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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제리양 알리바바·야후 그 기막힌 인연


만리장성에서 시작된 인연 '실패에서 성공을 찾다'

[문영수기자] 알리바바의 약진은 어떻게 야후를 웃게 만들었을까. 알리바바와 야후, 마윈과 제리양의 기막힌 인연이 화제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시가총액 2천314억 달러(약 240조원)를 기록하고 22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전세계적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알리바바의 약진에 미국 검색엔진 업체인 야후가 웃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야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알리바바 지분은 3억8천356만5천416 주. 이는 전체 지분 중 15%에 해당하는 규모로 30조원이 넘는 액수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야후의 실적보다 알리바바의 주가 흐름에 따라 야후의 지분 가치가 오르내릴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제리양 야후 창업자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제리양은 자신이 창업한 야후를 메머드급 검색 업체로 성장시킨 IT업계의 저명 인사로, 비록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2012년 야후를 떠났으나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 대박과 함께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2005년 알리바바에 10억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한 상태.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제리 양 야후 창업자와 마윈 회장의 인연을 흥미진진하게 조명하며 IT 거인들의 귀환을 환영했다.

만리장성에서 시작된 인연

제리양이 알리바바에 투자한 배경에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와의 오랜 인연이 자리잡고 있다. 두 사람은 1997년 중국 만리장성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야후 재팬을 성공시킨 제리양은 휴가차 중국으로 떠났고 그때 만난 만리장성 투어 가이드가 바로 마윈이었다.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제리양은 "마윈은 내가 중국에서 처음 만난 사람 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제리양과 마윈은 일반적인 여행객과 투어가이드의 관계가 아니었다고 한다. 마윈 역시 앞서 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세 차례나 창업했던 내공이 있었기 때문. 두 사람은 만리장성을 걸으며 인터넷 시장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친분을 맺는다.

다시 시작된 신화 '실패에서 길을 찾다'

1999년 마윈은 또다시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자신의 아파트를 사무실 삼아 회사를 창업했다. 바로 알리바바였다.

2000년 알리바바가 소프트뱅크로부터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기여한 도움을 준 이 역시 제리양이었다. 제리양은 당시 신규 투자처를 물색하던 손정의 회장에게 마윈을 소개했던 것이다. 이후 성사된 만남에서 마윈은 손 회장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소프트뱅크로부터 2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

제리양이 2005년 알리바바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게 된 경위도 눈길을 끈다. 결과적으로 제리양과 알리바바와의 인연은 야후가 중국 시장에서 참패하면서 이어졌다.

앞서 야후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야후차이나를 설립하고 현지 포털사이트 '3721닷컴'을 인수했으나 현지 이용자층을 확보하는데 실패하고 만다. 다른 투자처를 물색해야 했다. 제리양은 자신과 인연을 맺은 마윈과 그가 창업한 알리바바를 떠올렸다.

그러던 이들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열린 미·중 경영자 서밋에 제리양과 마윈이 초청을 받게 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IT업계 거물들이 한데 모인 이곳에서 마윈과 재회한 제리양은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 의사를 밝혔다. 그는 기민하게 행동했다. 자신이 미국에서 마윈을 설득하는 사이, 댄 로젠스웨이그 최고운영책임자 등 핵심 임원들을 중국으로 급파, 차이충신 알리바바 부회장을 공략하게 한 것이다.

이같은 노력이 빛을 발해 야후는 알리바바 지분 40%를 10억 달러에 사들였고, 이를 기반으로 알리바바는 다시금 성장세를 거듭했다. 2007년에는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B2C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가 미국의 대형 쇼핑몰 이베이를 밀어내고 시장 점유율 80% 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전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는 알리바바의 신화가 시작된 것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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