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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 '잘 나가는' 전자책 한국서 맥 못추는 이유


웹툰 등 무료 콘텐츠와 맞대결…경쟁력 약화가 원인으로 지목

[류세나기자] 전세계 출판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전자책 산업이 유독 IT강국 한국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미국 전자책 시장은 약 79억3천700만 달러 규모인 데 반해 한국은 미국의 7% 수준인 5억9천700만 달러로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같은 기간 일본의 전자책 분야 매출은 15억1천200만 달러 규모로 확인되고 있다.

'전자책'이라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데다가 전용 콘텐츠 부족, 웹툰·게임·뉴스 등 여가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가 넘쳐나면서 상대적으로 전자책 시장의 발달속도가 더딘 점이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국민 독서력 저하, 가구당 도서 구입비 감소, 출판산업 퇴조 등 녹록치 않은 시장환경 속에서 신시장 대응까지 늦어져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실정이다.

◆ 출판계, 산업축소·경쟁 콘텐츠 증가 '이중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출판산업의 매출은 5조25억1천4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7%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출판계 종사자들의 숫자 또한 1.1% 감소한 19만5천685명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지난 3년동안 출판산업 매출의 이같은 하락세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자책 분야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예스24,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대형서점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자책 전용 단말기 보급 등으로 전자책 시장확대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최근 몇 년간 관련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용 콘텐츠 부족 ▲상대적으로 높은 콘텐츠 가격 ▲유료 콘텐츠에 대한 낮은 국민적 인식 ▲콘텐츠 제작사 및 유통사간의 이해관계 등 다양한 이유에 부딪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전자책 분야 글로벌 선두로 여겨지는 미국, 중국 등과 비교했을 때 스마트 기기의 발달과 보급 속도가 빨랐다는 점이 오히려 시장 확대를 가로 막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스마트 기기에 앞서 전자책 단말기 시장이 먼저 활성화됐던 미국은 전자책을 활용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레 전자책 콘텐츠 이용 빈도와 관련 산업이 발달하게 됐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독서 외적으로 무료로 즐길만한 여가 콘텐츠가 방대해지면서 독서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니즈(Needs)가 약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명 중 3명은 전자책을 통해 독서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여전히 종이책 중심의 문화가 형성돼 있지만, 전자책 독서비중 또한 2011년 17%, 2012년 23%, 2013년 28%로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의 전자책 독서 인구 비중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이유로 태블릿과 전자책 전용 단말기 보유자가 늘었다는 것을 꼽았다. 미국 성인의 절반가량이 태블릿PC나 전용 단말기를 1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이를 입증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전자책 시장 확대를 추진중인 중국은 지난 2013년 기준 전자책 독서 비중이 50.1%(중국신문출판연구원 발표)를 기록, 2012년에 비해 10%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강중구 주임연구원은 "전자책 시장 확대를 위해선 이 산업의 핵심이 되는 '양질의 콘텐츠'가 확보돼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관련 서비스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보니 콘텐츠가 부족하고, 자연스레 이용자 확대 속도 또한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에서는 뉴스, 웹툰, 게임 등 상당수 콘텐츠들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유료 콘텐츠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이를 담보할만한 양질의 콘텐츠가 수반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참고서, 해외번역서 등 틈새 노려야

업계는 그러나 전자책 시장이 이제 막 태동기를 지난 새로운 분야인 만큼 앞으로의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한국전자출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자책 콘텐츠 생산량은 2012년 보다 1.5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현재 유통되는 전자책은 약 20만 건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협회는 또한 스마트패러다임의 발전에 따라 정책적 측면에서 스마트교육의 저변이 확대돼 교과서 및 학습참고서, 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전자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전자출판협회의 장기영 사무총장은 "스마트기기 등 IT 발전 속도와 비교하면 전자책시장 성장세가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직까지 시장대응에 늦지는 않았다"며 "유료 콘텐츠 판매, 산업의 전국화 등 다양한 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출판시장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번역서의 전자책화(化)와 이에 따른 라이선스 문제 등이 해결되면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자출판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2011년 2천891억 원, 2012년 3천250억 원, 2013년 5천838억 원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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