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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세단 '나 홀로' 판매질주


내수시장 부진에도 수요 증가…시장경쟁 '가열'

[정기수기자] 내수시장의 침체에도 불구, 국산 대형차 판매의 상승세가 멈추질 않고 있다.

지난달에도 하계휴가와 노조파업 등 여파로 국산 자동차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서도 대형세단 판매는 나 홀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대형 세단은 완성차업체의 플래그십 모델이 대부분인 만큼, 해당 업체의 기술력을 대변한다. 첨단 사양을 갖춘 고가의 대형 세단이 판매 호조를 보일 경우, 회사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하위차종인 중·저가 볼륨모델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산 완성차 5개사의 대형세단 판매량은 총 3천219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월 대비 33.1% 증가한 규모다. 준대형세단도 9천73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늘었다.

반면 소형차(-30.5%), 중형차(-16.8%), 경차(-9.9%) 등 다른 차급의 판매는 모조리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현대차 '제네시스'는 2천116대가 팔려나가며 전년동월 대비 164.8% 판매량이 늘어나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2만5천5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6.1% 신장했다.

디젤 라인업을 추가한 '그랜저' 역시 지난달 5.1% 증가한 6천784대가 팔려 상승세를 이끌었다.

현대차는 이르면 다음달께 제네시스와 그랜저 중간급인 '아슬란'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근 실내 렌더링 이미지도 공개하며 신차 출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슬란은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 아우디 A6 등 수입차의 공세에 맞서 내수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현대차가 개발한 전략 모델이다.

기존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와 대형 세단인 제네시스 사이의 수요를 위해 제작됐다.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 외관이 공개된 이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3.0 및 3.3 람다 GDi 엔진이 장착되며, 가격은 4천만원 초중반대로 책정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품과 여유, 용맹함을 모두 갖춘 '사자'라는 의미의 아슬란은 현대차의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 계보를 잇는 야심작"이라며 "아슬란은 개발 단계부터 차명 선정에 이르기까지 면밀한 시장분석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슬란 출시를 통해 고급 세단을 희망하는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형제 계열사인 기아차의 대형세단 판매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달 K7은 1천718대가 팔려 전년동월 대비 0.4% 늘었다. K9은 25.0% 줄어든 300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판매량 역시 K7 1만4천754대, K9 3천3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12.4% 감소했다.

기아차는 오는 11월께 내외관을 대폭 변경한 K9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고 상승세 반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특히 5천cc급 엔진을 장착한 최고급 모델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5.0모델은 에쿠스에 장착되는 V8 5.0 타우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게 된다. 수입차 시장까지 겨냥한 플래그십 모델 최상위 버전을 추가해 판매량 반전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한국GM의 대형세단 '알페온'은 지난달 340대가 판매돼 전년동기 대비 37.1% 증가했다. 판매 부진에 단종설까지 나돌았던 알페온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3천193대가 팔려나가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신장했다.

한국GM은 최근 '2015년형 알페온'을 새롭게 내놓고 대형세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형 알페온은 크루즈 컨트롤(정속주행장치)과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으며 후진 주차를 돕는 다이내믹 가이드라인 기능을 새로 장착했다.

한국GM 관계자는 "2015년형 알페온은 준대형 차급을 뛰어넘는 고급감과 정숙성에 더해 가치를 높인 편의 사양과 안전 사양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함으로써 플래그십 세단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준대형 세단 '임팔라'의 국내 도입 여부도 저울질 하고 있다. 한국GM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임팔라를 전격 도입할 경우, 알페온과 함께 대형세단 라인업에 경쟁력을 더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한국GM은 최근 알페온이 판매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과거 완제품 수입 대형세단이 대부분 실패한 사례를 감안해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의 준대형 세단 'SM7'은 지난달 2.1% 감소한 231대가 판매됐다. 올 1~8월 누적 판매량은 2천330대로 14.9% 늘었다.

르노삼성은 최근 '뉴 SM7 노바'를 출시하고 대형세단 시장에서 자존심 회복을 선언했다. 르노삼성이 내건 뉴 SM7 노바의 월간 판매 목표는 800대다.

쌍용차 체어맨W도 21.4% 줄어든 103대 판매에 그쳤다. 체어맨H 역시 3.7% 줄어든 104대가 팔렸다. 올 1~8월 누적판매량도 체어맨 W 1천42대, 체어맨 H 672대로 각각 13.2%, 28.3% 줄었다.

쌍용차는 최근 출시한 2015년형 체어맨 W의 신차 효과가 본격화 되는 시점에 맞춰 상승세로 반전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세단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고정 수요층이 있다"며 "차량 마진이 큰 대형세단의 경우 판매 수익성이 높아 환율 악재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업체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차급에 낙수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업체들이 신차 출시 등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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