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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들도 韓 보안 시장 '눈독'


보안 전문업체 이어 오라클, HP, 시스코도 보안 사업 공들여

[김국배기자] 보안 전문 업체들에 이어 보안 시장의 새로운 공격주자로 글로벌 IT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국내 보안 시장에 해외 보안 전문업체들의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IT 회사들까지 보안 사업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HP, 시스코, 오라클, IBM, 델 등이 각자의 주력 분야 외에도 보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이진 못했으나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이를 극복할 태세다.

한국HP는 올 하반기 들어 국내에서 암호화 키관리 솔루션인 '아탈라'의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존 차세대 침입방지시스템(IPS)·방화벽 '티핑포인트', 시큐어코딩 솔루션 '포티파이', 보안정보이벤트관리(SIEM) 솔루션 '아크사이트'에서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한 셈이다.

HP는 현재 외국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시큐어코딩 솔루션에 대한 CC 인증 평가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시큐어코딩은 한국HP를 비롯해 파수닷컴(대표 조규곤), 트리니티소프트(대표 김진수), 지티원(대표 이수용) 등이 경쟁하는 시장이다.

시스코코리아(대표 정경원)는 지난 7월 파이어아이와 안랩이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지능형지속위협(APT)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네트워크 보안업체 소스파이어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5월 샌드박스 솔루션 제공업체 쓰렛그리드까지 인수한 시스코가 본격적으로 보안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한국오라클도 보안 사업에 신경을 쓰고 있다. 오라클은 국내 DB 시장 1위라는 지위를 이용해 DB 보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올해 3월 한국 지사를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보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고 지난 21일에도 고객 대상 '데이터 보안'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해부터는 보안 관련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고 인력도 배정했다.

한국오라클 현은석 상무는 "보안 분야는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면서 "오라클 제품을 쓰는 고객들에게 문제가 발생해 비즈니스에 타격을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라이트하우스시큐리티그룹, 크로스 아이디어스 등 보안업체를 연이어 인수한 IBM은 국내 보안컨설팅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생명에 대한 보안컨설팅을 수행했다. 보안컨설팅 시장은 국내 업체인 인포섹 등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델 소프트웨어 코리아도 올해 들어 보안 사업을 본격화했다. 델 소프트웨어 코리아는 차세대 방화벽, 특권계정 패스워드 관리 솔루션(TPAM) 등에 중점을 두면서 데이터 보안, 애플리케이션 보안 분야로 비즈니스 영역을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글로벌 IT기업이라도 만만치는 않을텐데..."

그러나 국내 보안업계에서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보안 사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전히 공공기관에 제품을 납품하기 위한 공통평가기준(CC) 인증이 진입장벽으로 존재하고 국내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제품을 수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은) 아직 입지가 약한 데다 구조적으로 국내 업체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예를 들어 보안컨설팅의 경우 대부분 컨설팅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서(RFP)를 내는데 이들 기업 중에는 전문업체로 선정된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보안 전문가는 "국내에서 해외 기업들이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외산 솔루션을 예전에는 사용자 맞춤(커스터마이징)이 어려워 안 썼지만 최근에는 점점 쓰기 시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내 업체들이) 보안 컨설팅·관제 등 서비스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만큼 품질을 더 높이고 솔루션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려 '틈새' 솔루션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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