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개선 전문 투자자문사 생겼다

[이혜경기자] 국내자본시장 최초로 기업지배구조 개선 운용에 특화된 투자자문회사가 탄생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전문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렸던 이원일 전 알리안츠자산운용 대표가 이끄는 '제브라투자자문(이하 제브라자문)'이 주인공이다.

제브라자문은 금융당국에 자문업 등록을 마치고 영업에 들어간다고 14일 발표했다.

이원일 제브라자문 대표는 "제브라(Zebra, 얼룩말)라는 사명은 미국의 유명한 중소형주 펀드매니저가 쓴 책 'Zebra in Loin County(사자 나라의 얼룩말)'에서 따온 것"이라며 "기업지배구조 개선전략을 특화해 장기적으로 기업지배구조 전문 운용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985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로 증권업계에 첫발을 디딘 후 20여 년간 크레딧리요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리서치헤드, 미국 니콜라스 애플게이트, 하나알리안츠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 알리안츠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쳤다.

특히 알리안츠운용 대표 시절 국내 최초로 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를 선보인 이 대표는 대형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 사모펀드를 운용했고, 2006년에는 기업지배구조개선 공모형 펀드를 선보여 1조6천억원 규모로 키워낸 바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는 투자기업의 지분을 취득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높여 수익률 향상을 추구한다. 경영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하고 사업 구조 등을 바꾼 뒤 거기서 얻어지는 성과를 펀드 수익률로 실현하는 것이다. 종목을 사서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반 펀드와는 전략이 매우 다르다.

이 대표는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면서 경영자와 갈등을 빚는 펀드가 아니라, 동반자 관계로 기업의 미래와 사업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윈윈 전략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제브라자문은 자본금 30억원으로 출발하면서 중소형주 중심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 전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미국시장에서 기업지배구조 펀드는 지난 10년간 100조원 이상으로 성장하는 등 이미 기업지배구조 개선 전략은 글로벌 시장의 메인 스트림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대기업 지배구조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며 국내 자본시장의 대변혁과 기획의 시기가 다가왔다"고 진단했다.

제브라자문은 앞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배구조 관련 컨설팅 업무도 구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