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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기아차, 상반기 외형·수익 ↓ '환율 발목'


매출 0.9%-영업이익 17.8% 감소…판매 증가에도 환여파 실적 악화

[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올 상반기 환율에 발목이 잡혔다. 외형도 줄고, 수익성은 더 악화됐다. 주요 차종의 판매 호조로 전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차량을 판매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 상 원화 강세의 파고를 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상반기 매출액 23조 9천803억원, 영업이익 1조5천5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0.9%, 1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3% 줄어든 1조9천1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수출이 75%에 달하는 사업 구조상 지난 상반기에 평균 환율이 전년 대비 58원 하락하는 등 원고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며 "다만 효율적 판촉비 집행,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한 '제값 받기' 정책 등을 적극 펼쳐 수익성을 일부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출액 감소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판매대수 증가와 수출 판매 단가가 기존 1만3천700달러에서 1만4천300달러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에 따른 실적 기준 환율이 5.3% 하락한 영향으로 매출액이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K3, 스포티지R, 쏘울 등 주요 차종의 판매호조와 브랜드 이미지 상승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7.0% 증가한 154만7천123대를 판매했다.

판매증가는 국내·외 공장 모두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공장 출고판매는 주간연속 2교대 안정화와 지난해 하반기 진행된 광주2공장 생산 능력 증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87만7천대를 기록했다.

해외공장 판매의 경우, 지난 2월 중국 3공장 본격 가동과 미국·유럽 공장 가동률 극대화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67만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 환율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적이 후진했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판매관리비 비율은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상품성 강화에 따른 판촉비의 효율적 집행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p 감소했다. 매출원가율은 원화절상 및 러시아 루블화 하락에 따른 수익성 하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p 증가했다.

환율 직격탄을 맞은 2분기 실적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기아차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8.1% 감소한 12조54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천697억원으로 31.7%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줄어든 1조238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차의 2분기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4.3% 증가한 77만5천253대를 기록했다. 국내공장과 해외공장 판매대수는 각각 5.3%, 3.0% 증가한 44만4천729대, 33만524대로 나타났다.

기아차 관계자는 "2분기 판매증대, 수출단가 상승 등 긍정적 요인을 환율하락이 모두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에도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업체간 경쟁 심화로 인해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출구전략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중국의 저성장 안정화 정책, 신흥국 경제불안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최근 들어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천20원 마저 붕괴되는 등 원화 강세 기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자동차 업체들마다 신차 출시와 판촉 강화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기아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높아진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현 위기상황을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당분간 환율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생산·판매 부문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한층 높이는 한편 각 지역별 시장 밀착 관리 대응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신차 효과도 기대된다. 국내시장에서 신형 쏘렌토 출시가 예정돼 있고, 해외 시장에서는 쏘울EV를 비롯해 신형 카니발이 판매에 들어가면 본격적인 신차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올 초 완공된 중국 3공장 가동 효과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중국 판매도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제값 받기'를 통한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시장 환경 변화에 철저히 대비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등 판매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브라질 월드컵 기간 동안 펼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한층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포스트 월드컵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에도 어려운 경영 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과 안정된 품질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이는 한편 내실경영을 지속 추진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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