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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뽀]보수·진보 '여검사' 맞대결…수원 권선 표심은?


지역 당선경험에 정미경 우세…백혜련 "어렵지만 승산있어"

[이영은기자] 7.30 재보궐 선거 승부처로 불리는 '수원벨트'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경기 수원을(권선)에서는 새누리당 정미경(사진上)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백혜련(사진下) 후보가 '여검사 대 여검사' 구도로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성 후보이자 고려대 동문, 수원지검 검사 재직 등 비슷한 이력을 가진 두 후보지만 정치 궤적은 확연히 다르다.

참여정부 시절 좌천성 인사에 반발해 검사복을 벗은 정 후보는 이후 새누리당을 택해 18대 총선에서 수원을에 당선, 이후 6년째 지역 기반을 닦아온 '지역일꾼'이다. 19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20% 넘는 표를 얻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 맞서는 백 후보는 이명박 정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강하게 비판한 글을 올린 뒤 스스로 사표를 낸 '정의로운 검사'로 이름을 알렸다. 다만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당의 전략공천으로 뒤늦게 수원 권선을에 출마를 확정, 상대 후보에 비해 낮은 인지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홀로 민심 훑기 vs 지도부 지원사격 총력

'지역일꾼'과 '정의로운 검사'를 슬로건으로 내건 두 후보는 선거운동 방식부터 확연이 달랐다.

오랜 시간 지역 터전을 닦아온 정 후보는 '나홀로 민심 훑기' 전략을 폈다. 수행원을 간소하게 대동한 채 유권자 한명 한명과의 스킨십 강화에 열을 올렸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미경입니다" 외 다른 수식어는 없었다.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지지를 호소했다.

24일 수원 자동차 경매단지에서 만난 정 후보는 단지 내 들어선 80여개 사무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들러 인사를 할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정 후보는 "저예요, 또 왔습니다"하며 친근함을 내비쳤고, 일각에서는 "화이팅하시라"며 응원을 보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18대 때부터 고수해 온 정 후보 스타일의 선거운동이다.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효과는 확실하다"며 유권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지도가 낮은 백 후보는 당 지도부의 지원사격에 힘 입어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된 직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는 매일같이 권선을 찾아 백 후보와 함께 현장 유세를 돌고 있다.

이날 백 후보 선거지원에 나선 김 공동대표는 "백 후보는 정의의 편에 서서 올곧게 살아온 사람"이라며 "새누리당 후보는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 실패를 책임져야할 사람이고, 우리 백 후보는 이명박 정부 검찰 장악음모에 맞서 싸운 사람"이라고 연신 후보를 치켜세웠다.

백 후보 역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정치, 국민 말씀에 경청하는 소통 정치를 이뤄내겠다. 미래세력을 대표하는 백혜련을 국회로 보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백 후보 측 관계자는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고, 동별·연령별로 타킷을 세분화해 홍보를 펼치고 있다"면서 "사전투표가 중요하다고 본다. 26일까지 사전투표를 독려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숙함과 참신함 사이…유권자는 고민 중

선거가 중반부에 접어들고 있으나 아직까진 '익숙한' 얼굴의 정 후보가 다소 우세한 여론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다만 '참신함과 청렴결백함'을 무기로 지지율을 올리고 있는 백 후보의 뒷심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장 민심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엿보였다. 호매실동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박 모씨는 "이 지역에서는 정 후보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역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확고한 표심을 드러냈다.

권선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60대 김용호씨도 "정미경이가 그동안 지역구에서 워낙 잘했어. 인기가 좋아. 19대 때 공천을 못 받아서 그렇지 능력있는 사람"이라며 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권선구 일대 가구거리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50대 남성 역시 "여기는 말할 것도 없이 1번이야.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략공천 때 보인 모습을 봐. 누가 2번을 뽑겠어"라며 야권에 불신을 표했다.

반면 권선종합시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지역에서 정 후보의 인지도가 높긴 하지만 백 후보도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벌써 몇차례나 얼굴을 봤다"며 "선거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세류동에 거주하는 50대 택시기사 임 모씨도 "요즘 나라꼴이 말이 아니야…"라면서 "정부여당을 견제할 힘이 필요하다"고 말해 야권 지지의사를 애둘러 표했다.

이같은 백중세 속에 정미경·백혜련 후보의 진검승부 결과는 선거 투표율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여름 휴가 극성수기에 치러진다는 점과 낮은 투표율이 관건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다수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무관심하거나, 투표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상태였다.

특히 젊은 투표층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백 후보 측에서는 오는 25~26일 치러지는 사전투표에 동력을 모으고 있다.

백 후보 캠프 관계자는 "길거리 퍼포먼스와 홍보동영상, SNS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전투표율을 최대한 끌어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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