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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플 시리 '핵심기술' 낚아채나


WSJ, 뉘앙스 인수 추진 보도…성사 땐 엄청난 파장 예상

[김익현기자] 애플 음성인식 기술 시리의 핵심 파트너사를 삼성이 인수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실일 경우 두 회사 경쟁 구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적인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업체인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특히 뉘앙스 측이 최근 삼성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의향을 나타낸 적 있어 계약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더버지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도 일제히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인용하면서 음성인식 강자 매각 검토 소식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 해 "시리에 핵심기술 제공" 밝히면서 관심 집중

뉘앙스는 휴대폰, 텔레비전, GPS 기기 등에 사용되는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한 회사로 유명하다. 특히 뉘앙스는 애플 시리에 핵심 기술을 공급한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폴 리치 뉘앙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해 5월 올싱스디지털이 주최한 D11 컨퍼런스에서 자신들이 시리에 핵심 음성인식 기술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뉘앙스는 음성인식 소프트웨어인 드래곤(Dragon)을 갖고 있다.

뉘앙스는 삼성과 애플 외에도 내로라하는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다임러 AG, 닌텐도, 파나소닉 등도 뉘앙스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뉘앙스는 구글 음성인식 기술인 구글 나우에는 기술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음성인식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 뉘앙스의 최대 사업 부문은 헬스케어 쪽이다. 주로 환자들의 기록을 디지털화 하는 데 쓰인다. 그 다음으로 큰 사업부문이 바로 스마트폰, 자동차 등 모바일 관련 기기 쪽이다.

지난 해 매출은 18억6천만 달러 수준이며, 최대 주주는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이다. 3월말 현재 아이칸의 지분은 19% 수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성사 땐 웨어러블 등 차세대 제품 경쟁에서 우위

물론 아직까지 뉘앙스 매각 협상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뉘앙스 측이 삼성 외에도 사모펀드 등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삼성이 뉘앙스를 인수할 경우를 가정하는 것이 다소 성급할 수는 있다. 하지만 예상은 해 볼 수 있다.

음성인식 기술은 향후 모바일 기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애플의 핵심무기 중 하나인 시리의 뒷배경이 된 업체를 손에 넣을 경우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많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각종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IT 기기 입력 방식은 키보드에서 마우스를 거쳐 터치스크린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주도적인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그 다음 단계로 논의되는 것이 바로 음성입력 방식이다. 물론 음성인식을 활성화하려면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포브스는 지난 3월 뉘앙스 기술을 소개하는 기사를 통해 “음성 인식 기술은 정확도 99%도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차세대 인터페이스 전쟁의 핵심은 ‘음성인식 정확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삼성이 뉘앙스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헬스케어나 웨어러블 기기 등에도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기술 '삼성-애플' 공수 바뀔 수도

애플은 최근 끝난 삼성과 2차 특허소송에서 시리 통합 검색(특허번호 959) 관련 특허권도 공격 무기로 사용했다. 주로 구글의 음성인식 기술인 구글 나우를 겨냥한 것이었다.

2차 소송 배심원들은 삼성이 애플의 시리 특허는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뉘앙스를 인수한다고 해도 당장 특허 소송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없다. 어차피 시리 기술을 우회했다는 평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을 압박하는 효과는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웨어러블 기기 등에선 오히려 음성인식 관련해선 공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 모든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 뉘앙스 역시 삼성 뿐 아니라 여러 업체들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플 역시 경쟁자인 삼성이 시리 핵심 기술 보유업체를 낚아채는 걸 두고 보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많다.

과연 삼성의 뉘앙스 인수설은 어떤 결말로 이어질까? ‘뉘앙스 매각 추진설’은 하반기 IT 시장을 뜨겁게 달굴 또 다른 이슈가 될 전망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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