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 시드니공항 면세점 운영권 '도전'

[장유미기자] 국내 면세점 업계 강자인 롯데와 신라가 호주 시드니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친다. 특히 올해 초 싱가포르 창이공항 향수·화장품 면세 사업권 경쟁에서 신라에 밀렸던 롯데면세점은 이번 입찰에 더욱 적극 나서서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시드니공항당국은 최근 공항 내 터미널1(국제선) 입출국장과 2터미널 등의 면세점 운영 대상자 모집 공고를 내고 오는 12일까지 입찰을 진행한다. 이번 입찰 성공 시 해당 사업자는 내년 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6년 6개월간 향수·화장품 매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12일 입찰이 마감될 예정"이라며 "발표는 시드니공항공사가 결정할 문제로 언제 할 지 알 수 없으나, 업계는 통상 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면세점 운영 계약 기간은 통상 5~7년으로, 입찰이 항상 있지 않다"면서 "시드니공항 면세점은 세계 12위권 정도여서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영업면적이 8천460㎡인 시드니공항 면세점은 현재 글로벌 면세점 업체인 뉘앙스가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객은 3천790만명, 매출은 터미널1과 터미널2를 합치면 2억4천700만달러(약 2천500억원)에 달했다.

이번 입찰은 면세점 업계 1위인 DFS를 비롯해 LS트래블리테일, 듀프리 등 글로벌 업체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롯데, 신라를 제외한 신세계조선과 현대, 한화갤러리아 등 국내 면세 후발업체들은 이번 입찰이 규모가 크고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이번 입찰 참여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글로벌 면세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해 그동안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임해왔다"면서 "시드니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DFS는 지난해 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계 3~4위권인 롯데는 3조5천억원, 6~7위권인 신라는 2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롯데와 신라가 이미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규모가 커 이들이 이번 입찰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드니공항 면세점은 최근 중국인 고객이 늘면서 더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번 경쟁에서 글로벌 면세 사업자간에는 업계 1위인 DFS를 이겨내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도 그동안 해외서 운영 경험을 충분히 쌓은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해외 시장 진출은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면세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더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