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발언 논란…鄭 "진의 왜곡" 野 "서민고통 몰라"

[채송무기자]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20일 대학 반값 등록금에 대해 "최고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훼손시킨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지역 대학 학보사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은 학생들은 부담이 줄어드니 좋아하겠지만, 우리나라 대학이 최고의 지성이라는 데 '반값'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등록금보다는 기숙사 문제를 해결해주고 장학금을 더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했지만, SNS 여론과 야권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이 말은 재벌 출신 후보다운 본인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정 후보가 하루하루 자녀들의 등록금 마련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대한민국 베이비부머 세대 부모들의 고통을 손톱만큼이라도 이해한다면 결코 이렇게 말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등록금을 거의 내지 않는 유럽 대학의 졸업생들에 대한 존경심이 훼손됐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정 후보의 망언은 프랑스 혁명 시기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지 않냐'는 마리 앙뜨와네트의 발언을 연상시킨다.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을 모르는 귀족 시장, 재벌 시장은 재앙일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순 캠프 진성준 대변인도 "정 후보가 최상류 특권층의 인생을 살아왔다고 하지만 값비싼 대학 등록금으로 허리가 휘고 등골이 빠질 지경인 대다수 서민들의 아픔을 이다지도 모를 수 있나"라며 "대학생들은 스스로 등록금을 벌기 위해 오늘도 6천원도 되지 않는 시급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진 대변인은 "실력이 있어도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한다면 그것은 좋은 사회가 아니다"며 "박원순 시장은 대학 반값등록금 정책을 강력히 지지한다. 모든 대학생, 청년들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평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몽준 후보 캠프는 "정 후보의 발언은 학생들과 부모님들의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는 반값등록금의 본래 취지에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서 한 발언"이라며 "어제 정 후보 발언의 맥락을 보면 그간 울산대 학사 정책과 같은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정몽준 캠프 이수희 대변인은 "정몽준 후보는 울산대학교 이사장으로 31년간 재직하면서 상당히 낮은 등록금, 울산에 집이 없는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시설 그리고 장학금 혜택 확대 실질적 정책을 내왔다"며 "의도적으로 정몽준 후보의 발언을 왜곡해 보도한 일부 매체 보도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