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2년 6개월 전 출시된 아이폰4S가 여전히 높은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아이폰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에 이르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엄청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수익 면에선 애플에게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몰고 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폰4S가 지난 1분기 전체 아이폰 판매량의 25%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애플인사이더가 14일(현지 시간) 니드햄&컴퍼니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찰리 울프 애널리스트는 지난 분기 아이폰4S 덕분에 애플 생태계에 새롭게 들어온 사람이 1천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아이폰5S가 71%…아이폰4S 25% 점유"
지난 분기 애플이 공식 발표한 아이폰 판매량은 4천370만대였다. 시장 예상치 3천800여 만대를 크게 웃도는 양호한 실적이다. 하지만 애플은 총 판매량만 발표할 뿐 모델별로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는 공개하지 않는다.
이번 보고서는 이 부분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잠시 자세한 내용을 한번 살펴보자.
울프는 이번 보고서에서 3월 분기 아이폰 판매량 중 최신 모델인 5S와 아이폰5 비중이 71%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아이폰5S와 함께 출시된 5C 비중은 4%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나머지 25%는 아이폰4S라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이는 애플도 어느 정도 인정했던 부분이다.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때 애플 측은 “아이폰4S가 상당히 잘 팔렸다”고 밝힌 적 있다. 애플은 또 아이폰4S 구매자 중 85%는 아이폰을 처음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발표와 울프 보고서를 토대로 할 경우 지난 1분기에만 1천만 명 가까운 소비자들이 아이폰4S 때문에 애플 생태계에 새롭게 발을 들여놨다는 계산이 나온다.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울프는 “애플이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신흥 시장에서 좀 더 저렴한 아이폰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평균판매가격- 수익 등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애플은 지난 해 말 사상 처음으로 아이폰 두 개 모델을 동시 출시했다. 고급형인 아이폰5S와 함께 신흥 시장을 겨냥한 저가모델 아이폰5C를 함께 내놨다. 하지만 아이폰5C는 생각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실패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 빈자리를 출시된 지 2년 6개월 된 아이폰4S가 메워준 셈이다.
하지만 아이폰4S가 오랜 기간 인기를 끄는 것이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평균판매가격 하락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들어 아이폰 평균판매가격 하락 문제로 골머리를 썩였다.
보조금 포함해서 한 때 650달러 내외에 머물렀던 아이폰 평균판매가격은 지난 해 9월말엔 577달러까지 떨어졌다. 아이폰5S가 출시된 지난 해 12월 분기에 한 때 636달러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하던 아이폰 평균판매가격은 지난 3월 마감된 분기엔 596달러로 또 하락했다.
물론 애플의 사정은 다른 스마트폰업체들에 비해선 굉장히 양호한 편이다. 미국 투자은행 카나코드 제뉴이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전체 수익의 65%를 독차지했다. 수익 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단 얘기다.
하지만 2년 6개월된 구형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25%를 차지하는 건 애플답지 않다. 애플이 고수익 행진을 계속하기 위해선 차기 모델을 통해 확실한 혁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한 아이폰4S. 시리를 탑재하면서 ‘잡스 유작’이란 별칭을 얻은 제품인 만큼 애플에겐 남다른 제품이다.
하지만 애플 입장에선 이른 시일 내에 단종하고 신모델 쪽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돌리고 싶을 수도 있다. 최근 미국 일부 통신사들이 아이폰4S를 ‘공짜폰’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럴 것 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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