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스마트폰을 제외한 모든 사업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수익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작년까지와 같은 대폭 이익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전체 실적 중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도 위협이다.
2분기에는 본격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5 등 전략 스마트폰의 성패에 따라 사운이 갈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나마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수익 하락 방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삼성전자는 2014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3조6천800억원, 영업이익 8조4천9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9% 감소했지만 영업익은 2%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매출액은 1.53% 증가했고 영업익은 3.31% 감소해 1분기부터 실적 상승이 어렵다는 당초 시장의 예상이 들어맞았다.
◆IM부문, 큰 폭 성장 없지만 이익방어…반도체도 실적 견인
스마트폰을 포함한 IM부문은 작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은 없지만 지난 1분기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IM 부문의 영업익은 6조4천300억원을 기록, 전체의 76%에 달하는 점유율을 나타냈다.
다른 부문의 실적이 전분기 대비 일제히 하락했지만 IM부문은 전분기(5조4천700억원)에 비해 17% 가량 증가하면서 성장 기조를 나타낸 것. 반면 전년 동기(6조5천100억원) 대비 1.2% 줄어든 모습이어서 둔화세가 뚜렷하다.
삼성전자가 밝힌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1억1천100만대로 이중 스마트폰은 70% 후반대 비중이다.
약 80%로 가정하면 8천800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작년 4분기에 8천600만대 수준이었던 것에서 소폭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니 당초 9천만대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에는 미치지 못했다.
또한 이전에 애플 소송 충당금으로 잡혔던 일회성 비용이 지난 1분기 IM 매출의 1% 수준으로 발생한 것이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마케팅비 효율화로 인한 비용 절감도 일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은 IM부문과 함께 지난 1분기 실적을 든든히 받혀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대로 낸드플래시 수요 약세는 지속됐지만 PC D램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시스템LSI의 실적 약화를 상쇄시키는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특히 20나노급 공정 전환에 따른 생산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 매출은 9조3천900억원, 영업이익 1조9천500억원이다. 이중 반도체 중 메모리 사업부의 매출은 6조2천900억원을 기록해 높은 비중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계열적 요인으로 모바일D램 수요가 감소했지만 PC향 수요가 예년 대비 견조했으며 서버, 게임기향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라고 언급했다.
◆TV·가전-디스플레이 매출 감소
그러나 TV·가전을 채임지는 CE부분과 디스플레이 패널(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CE부분의 경우 전분기 대비 각각 21%, 71% 감소한 매출액 11조3천200억원, 영업이익1천90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도 1%에 그쳤다. CE부문 중 TV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는 7조3천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도 CE부문 매출은 0.7%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7% 감소해 하락세가 뚜렷하다.
당초 영업익에 대한 시장예상치가 2천억원 후반대에서 3천억원대 초반대에 형성됐던 것을 감안하면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아니라도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디스플레이패널의 경우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당초 1천억원대였던 시장 예상치에 한참 못 미쳤다.
특히 작년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99% 급락한 영업익 1천100억원에서 더 떨어진 마이너스 성장(전분기대비 10%, 전년동기대비 3% 감소)을 기록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TV 패널 수요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삼성전자 갤럭시S5의 패널 주문이 일부만 반영되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LCD는 전분기 대비 적자가 지속됐고 OLED도 실적이 둔화돼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2분기, 실적 반등 가능할 듯…대폭 성장은 어려워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삼성전자가 기댈 부문은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라고 보고 있다.
4월 글로벌 출시된 갤럭시S5의 판매가 가속화되면서 실적 상승에 지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갤럭시S5의 판매량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9천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던 것을 미뤄볼 때 2분기에는 9천만대를 넘을 공산이 크다.
특히 스마트폰 비중이 기존 70%대 후반에서 80%로 오르면서 평균판매단가(ASP)도 소폭 성장해 이익률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의 경우에도 메모리를 중심으로 견고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D램의 경우 PC와 서버 뿐 아니라 모바일 D램 또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실제 2분기 시장의 D램 비트그로스는 10% 중반대, 낸드플래시는 10% 후반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두 제품군 모두 시장 성장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적자 탈출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월드컵 효과, UHD TV 시장 확대, 사이즈 대형화 등 요인으로 LCD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OLED 분야에서는 갤럭시S5 등 패널 판매 증가 효과로 수익 개선을 기대했다.
TV의 경우에도 삼성전자는 '월드컵' 기회를 노려 UHD TV 등 라인업 확대와 출시 경쟁을 통해 이익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월드컵 특수를 노릴 수 있는 지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과 2분기가 TV 시장의 비수기라는 점은 다음 분기 실적의 '걸림돌'이다.
신한금융투자증권 소현철 연구원은 "월드컵이라는 이벤트가 생각보다 특수가 발생하는 지역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월드컵이 열리고, 브라운관 PDP 교체 수요가 있는 중·남미 등 지역에서 얼마나 특수를 누릴 수 있냐에 따라 2분기 실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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