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수습 한창인데 총리 사의…野 "무책임"

[채송무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사과하면서 향후 대한민국의 총체적 개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철수·김한길 대표는 27일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안 대표는 "정부의 무능을 탓하기 전에 정부를 제대로 감시 감독하지 못한 국회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책과 반성으로 저희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나타난 대한민국의 근본을 바로잡는 전면적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안 대표는 "국가의 기본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인데 정부는 그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 이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따져보고 체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이 한 점 의혹 없이 조사하고 밝혀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며 "그러나 이에 앞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국정 최고책임자의 사과는 희생자와 유가족에 그나마 작은 위로를 드릴 수 있다"며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최고 책임자로서 대통령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해서는 '지극히 무책임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번 참사의 근본 배경에는 공직자의 무능과 추악한 커넥션이 자리하고 있음을 똑똑히 봤다. 이는 관료를 지휘하는 내각의 책임"이라면서 "내각의 수장인 총리가 홀로 사퇴했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 지극히 무책임한 자세이며 비겁한 회피"라고 질타했다.

안 대표는 "가뜩이나 총체적 난맥상에서 총리가 바뀌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지금 이 시점에서 국회가 새 총리의 인준을 위해 인사청문회를 열어야겠나"며 "총리를 비롯한 내각은 우선 총력을 다해 이 사안을 수습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더 이상 가족과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된다"며 "그 다음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며 국민 뜻에 따르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자세"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올해 상시 국회를 열 것을 제안하며 4월 국회에서 민생 법안 처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대한민국은 이번 참사를 기점으로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때까지 국회가 몇 달이라도 밤을 세워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4월 국회에서 민생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한 범사회적 논의와 함께 관행이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모두 개혁하고 뜯어고쳐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모두 하나가 돼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고 낡은 시스템 개혁을 위한 총체적 점검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대표 역시 "구조와 수습이 한창 진행 중인 이 시점에서 국무총리가 자리를 비우는 것이 진정 국민에게 책임지는 자세인가"라며 "가뜩이나 아픈 국민들에게 또 한번 실망을 드리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도 정 총리의 사퇴에 대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한 대응에 당연한 귀결이겠으나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 수가 100명이 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 역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