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6.4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연합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통한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자 새누리당 내에서 강한 위기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 신당'의 3자 구도에서 양자구도로 급격히 전환됨에 따라 야권 표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을 뿐만 아니라 더욱 강력한 야권 단일후보와 힘겨운 맞대결을 벌여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신당 창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대되는 컨벤션 효과, 향후 지방선거에서 들고 나올 '정권 심판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 파기 공세 등도 새누리당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3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한 점도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 지도부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신당 창당을 "정치공학적 야합", "선거용 짝짓기"라고 비난하며 국민적 반감을 살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당 내부에서는 지방선거에 대한 비관적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민현주 대변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관심이 신당 창당에 간다면 저희로서는 더 쉽지 않은 선거임은 분명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지방선거 승패를 가를 수도권 '빅3(서울·인천·경기)' 지역의 경우 위기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당초 3자 구도 하에서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진 차출론'이 전략으로 부상했고, 차출 대상으로 거론된 중진 의원들이 속속 출마 결심을 하고 있지만 승리를 자신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현 시장이 야권 단일후보가 되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역에서는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진 김황식 전 국무총리 간 '빅매치'가 얼마나 흥행을 거두느냐에 승부가 달려 있다.
경기지사는 수도권 3곳 중 유일하게 새누리당이 단체장을 차지하고 있는 곳으로 반드시 수성해야 할 지역으로 꼽히지만,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야권 통합신당 후보로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에서는 원유철·정병국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이 뛰고 있으며, 당으로부터 출마 요청을 받고 장고에 들어간 남경필 의원이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수도권은 정말 큰 비상이 걸렸다"며 "당 지도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너무 안일한 인식을 갖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만 믿고 호사를 누린 사람들의 인식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김 의원은 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유지 방침을 정한 것과 관련, "야권에서는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부분에 대해 엄청난 정치공세가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당 지도부는 수도권 등 핵심 지역에 대한 '중진 차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지역별 순회경선 등 흥행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공약 파기 공세에 대해선 최근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도입한 상향식 공천제를 중심으로 공정한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박세완 기자 park909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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