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4)'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라그란비아, 1관. 세계적인 IT기업들 전시관 사이 '크루셜텍'이라는 이름이 한 눈에 들어왔다.
모바일 입력 솔루션 업체 크루셜텍은 지난해 1천억에 달하는 R&D 투자를 단행하며 지문인식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까지 200억에 가까운 영업 손실을 내 올해 성장의 기로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크루셜텍은 MWC2014을 통해 에어리어(터치) 방식의 지문인식 모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소식을 접한 후 MWC 현장에서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를 직접 만났다.
그는 최근 개발에 성공했다는 에어리어(터치) 방식의 지문인식 패키지를 먼저 꺼내 보였다.
"이제 쓸어내리는(스와이핑) 방식의 지문인식 시대는 지나갔다고 봐야죠."
언뜻 애플의 아이폰 홈버튼 재질(사파이어)과 비슷해 보이지만 달랐다. 크리스탈 세라믹 소재다. 단가가 비싼 사파이어를 대체할 수 있도록 개발돼 가격경쟁력을 갖춘 게 큰 특징이다. 사파이어에 비해 패키지 가격을 7분의 1정도로 줄일 수 있다.
모양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옆으로 긴 모양의 둥근 네모 형태도 가능하다. 애플의 지문인식 패키지보다 3분의 1 정도로 작게 만들 수 있지만, 인식률도 매우 높다.
안 사장은 "그동안 에어리어 방식은 홈 버튼에 맞춰 길쭉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사파이어 가격이 비싸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 회사들이 스와이프 방식을 채택해왔다"라며 "크루셜텍의 에어리어 모듈은 높은 인식률, 소형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계약 문의의 80~90%가 에어리어 방식 지문인식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홈버튼에 누르는 터치 방식의 지문인식폰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한다.
"알만한 회사는 다 왔다 갔어요. 실제 크루셜텍 에어리어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상용화 되는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이번 MWC에서 크루셜텍 부스를 방문한 제조업체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안 사장은 분단위로 쪼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 중일 정도라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2년 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 이제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문인식 모듈을 단순히 공급하는 하드웨어 사업자로 그치지 않기 위해 플랫폼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문인식 모듈과 솔루션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안 사장은 평소 "콘텐츠적 사고로 하드웨어를 바라봐야한다"는 말을 임직원에게 가장 많이 한다고 했다. 단순히 모듈만 만드는 업체로 남아서는 미래가 없다는 것.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최근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의 윤성표 CTO를 영입하기도 했다.
"과거처럼 운이나 얄팍한 기술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금은 깊이있는 기술만이 살아남아 세계를 호령할 수 있습니다. 올해 반드시 도약하겠습니다."
바르셀로나(스페인)=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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