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S5의 공개와 페이스북의 기조연설로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 2014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구글, 애플의 불참으로 다소 싱거웠던 작년의 MWC 전시를 만회하려는 주최 측의 노력이 엿보인다.
최근 MWC의 주인공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일년 전략과 전략 폰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MWC의 가장 큰 장점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수익료 재배분에 따라서 시장 재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윈도우, 파이어폭스OS, 타이젠 등 플랫폼 경쟁도 지켜볼 만 하다.
스마트폰 관련 시장에서 더욱 비중이 커져가는 앱과 소프트웨어는 앱 플래닛 행사에서 담아낸다. 앱 플래닛 행사 중에서 개발자 컨퍼런스에서의 다양한 발표도 향후 진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GSMA 커넥티드 시티를 비롯한 이동통신사의 전시는 LTE-A 등의 고속 통신망과 더불어 사물인터넷, 헬스케어, 모바일 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를 볼 수 있다.
여기에 더불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생체 인식 기술, 자동차-IT 융합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카 기술 등이 MWC 2014의 주요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LG의 G-Flex는 올 1월에 개최된 CES에서 현지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는 CES 2014의 스마트폰 주요 이슈 10가지를 제시하면서 G-Flex를 첫 손에 꼽았다. 애플, 삼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올 MWC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이외에 MS에 인수된 노키아, 중국의 화웨이, ZTE, 레노보 등이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력이 날로 향상되어 가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이 주목된다. 스마트폰 플랫폼의 고성능화는 이들 업체들의 저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작년도 전시 제품들에서 동영상 끊김이나 부자연스러운 UI 동작 등 소프트웨어의 문제점들을 볼 수 있었던 것에 비해서, 올 CES 전시 제품들은 소프트웨어 및 사용성에서도 선두 업체들에 필적하는 모습들을 보여 주었다. 화웨이 Ascend P7 등이 중국 업체들의 고가폰 진입 노력을 보여 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플랫폼
최근 구글의 요구에 따라서 앱의 수익 분배율이 7(개발자):2.7(이동통신사):0.3(구글)에서 7:1.5:1.5로 변경됨에 따라서, 이동통신사들이 구글, 애플과의 경쟁을 위한 제 3의 플랫폼을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윈도우, 파이어폭스OS, 타이젠 등의 시장 점유율 확대도 가능한 부분이다.
윈도우 폰의 경우에는 수익 분배율과 이동통신사 합작 등에 대한 MS 전략 변화에 따라서 얼마든지 확산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키아 인수로 여러 단말사들의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텔레포니카와 유럽이동통신사들이 전격적으로 상용화한 파이어폭스OS폰은 기대만큼 큰 성장을 보여 주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차세대웹표준(HTML5) 기반 폰의 시장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젠은 작년 도코모의 상용화가 지연된 점이 매우 아쉽다. 타이젠은 구글과 이동통신사들의 갈등이 나타나는 현재 제 3의 플랫폼으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여러 상용화 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시기적으로 ZTE의 ZTE Geek와 삼성의 ZEQ 9000 등 최초 타이젠 폰들이 올 MWC에서 전시될 필요가 있다.
우분투폰으로 유명한 캐노니컬사의 올해 전시도 예정돼있다. 아직 상용화된 폰은 없지만, 기술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앱과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와 앱이 점점 큰 비중을 차지해 나가는 스마트폰 관련 동향을 볼 때, 소프트웨어와 앱을 전시회에서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가 주최 측의 가장 큰 고민 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MWC 측은 몇 년 전부터 앱 플래닛이라는 행사를 통해서 앱과 소프트웨어 흐름을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CES와는 달리 앱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MWC의 입장에서는 앱 플래닛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구글이 MWC 2013에서부터 불참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구글 부스에서 여러 인기 안드로이드 앱들을 한 눈에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MWC의 큰 장점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앱 플래닛 행사에는 앱 전시에 많은 투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앱 플래닛 행사는 크게 앱 플래닛 전시, 앱 개발자 컨퍼런스, 앱 플래닛 네트워킹 세 파트로 나눠진다.
앱 플래닛 전시회에서는 200개가 넘는 스마트폰 앱 업체들과 관련 업체들의 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많은 앱 홍보, 마케팅 업체들의 전시도 예정돼있다.
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CCC, HP, NOKIA, 삼성, WIP Jam 등의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심도 있는 기술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없는 앱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MWC의 노력이 더욱 풍성한 앱 플래닛 행사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본다.
◆스마트카
2013년에 GM과 포드의 개발 툴 공개는 스마트카 시장의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올 CES에서 헤드유닛용 앱스토어인 Appshop을 선보였던 GM은 MWC에서도 현지 법인을 통하여 Opel AppShop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4G와 연동한 다양한 상용 서비스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포드는 이번 MWC에서 SYNC 시스템을 탑재한 새로운 차량을 선보인다. 또한 개발자들에게 포드 SYNC 앱 링크와 글로벌 개발자 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다.
CCC(Car Connectivity Consortium) 관련 업체들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개발자회의와 전시를 병행하면서 본격적인 세력 확산에 나선다. 자동차사의 본격적인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CCC에 대한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면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CCC가 제시하는 스마트폰과 헤드유닛 연동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은 향후 기술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폰과 AT&T는 BMW, 아우디 등과 합작으로 다양한 스마트카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의 차량 관리 서비스 ‘T카’와 아동통학차량의 사각지대를 볼 수 있는 '스마트 라이브온' 등도 주목해 볼 만 하다.
◆이동통신사 동향
이번 MWC에서 이동통신사들이 플랫폼 경쟁에 대한 직접적인 방향 제시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NFC 등 일부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개발 API 공개가 예정되어 있기는 하다. 이동통신사의 주요 전시는 LTE-A 등 초고속 통신망에 대한 전시와 다양한 이동통신 서비스들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주파수 묶음 기술을 바탕으로 한 LTE-A 경쟁을 MWC에서도 이어간다. 또한, 국내 3사와 오렌지텔레콤, AT&T, 보다폰, 차이나 모바일 등 여러 이동통신사들이 선보이게 될 사물 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카, 헬스케어, 모바일 결제, NFC 등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생체인식 기술
아이폰5에 지문 인식 기술이 상용화 되면서 스마트폰 및 보안과 관련된 기술들의 관심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번 MWC에서도 지문 인식 폰들이 다양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이며, 홍채인식, 음성인식 등의 기술도 탑재가 전망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목해 볼 부분은 FIDO(Fast Identity Online) 연합의 MWC 참가다. 작년 2월에 출범한 생체 인식기반 온라인 단체인 FIDO는 여러 생체 인식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인증 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한 보안 기술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네트워크와 스마트폰을 넘어서 융합 서비스의 시대로
이동통신사들이 주도하는 MWC는 한 해의 스마트폰 및 관련 서비스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행사다.
올해 MWC의 갤럭시 S5 공개와 페이스북 기조 연설에서 스마트폰 중심의 MWC 전시와 서비스·콘텐츠 중심으로 변해가는 관련 시장의 흐름을 읽어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삼성, 애플의 양강 경쟁 하에서 LG 등의 기술 기반 업체들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업체들 간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동통신사, 단말제조사, 플랫폼사의 전략적인 연합을 통해 '제 3 플랫폼' 기반 폰에 대한 투자도 가속화 될 수 있다. 플랫폼 주도권을 잃어 가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은 초고속 통신망과 융합 서비스를 제시하는 한편 제 3의 플랫폼에 대한 고민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앱에서는 앱의 효과적인 홍보를 위한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미국, 유럽의 전문업체들도 등장하는 상황이다. 국내 앱 생태계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 만큼 앱의 해외 진출 및 홍보를 위한 정부차원의 근본적인 정책 수립도 시급히 요구된다.
스마트카, 디지털 헬스, 사물 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등의 이슈도 MWC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생체 인식 관련 기술과 생체 인식 기반 보안 인증 기술은 바이오 산업과의 융합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은 이동통신 3사, 삼성, LG를 비롯하여 한국관의 14개 업체 등이 참여한다. 서비스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국내 업체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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