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국내 최초로 컴퓨터를 공급했던 후지쯔 한국지사가 설립 40주년을 맞았다.
한국후지쯔(대표 박제일)는 5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설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자축 행사를 열었다.
박제일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지난 40년의 역사를 밑거름으로 앞으로의 40년을 새롭게 열어나갈 것"이라며 "인간중심의 편리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는 솔루션과 서비스로 100년 전통의 한국 IT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제일 대표는 "한국후지쯔는 설립 초창기 메인프레임과 소프트웨어 개발 비즈니스를 시작으로 한국 IT산업의 격변기를 함께 겪으며 발전해 왔다"면서 "외국계 기업으로는 드물게 매년 신입사원을 선발해 IT 각 분야의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며 우리나라 IT 업계의 맏형 역할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 수식어 만들어 낸 한국 IT산업 공신
후지쯔는 지난 1967년 국내 최초의 컴퓨터인 '파콤(FACOM) 222'를 한국생산성본부에 공급하며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5대의 대형트럭에 나뉘어 한국생산성본부에 도입된 파콤222는 1만 8천어를 기억할 수 있는 용량에 100만 분의 1초의 처리속도를 보유했다.
국내에서는 처음 접한 컴퓨터라 통관절차를 통과하지 못해 인천항에 도착하고도 50여일이나 보세창고에 머물렀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1967년 5월 14일 국내 최초의 컴퓨터가 설치돼 국내 산업계에 전산화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의 후지쯔 컴퓨터 도입은 당시 국내 컴퓨터 산업과 한국후지쯔 설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1974년 2월 6일 서울 종로 합동통신회관(현 국세청 건물)에 '화콤코리아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한국후지쯔는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냈다. 최초의 한국어 정보처리 시스템 개발, 시중은행 최초 보통예금 온라인 시스템 개발, 국내 최초의 병원시스템 구축, 국내 최초 기계번역시스템 개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국후지쯔가 1974년 수행한 포항제철 전산화는 이후 우리나라 정보화 사업의 밑거름이 됐다. 한국전력은 1976년 후지쯔의 파콤 시리즈를 이용해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전국 온라인 업무를 시작했다.
한국상업은행은 후지쯔의 파콤 컴퓨터를 통해 1977년 9월 서울 영업부와 부산 지점 간 온라인 가동을 시작함으로써 시중 은행의 보통예금 온라인 업무 시대를 열었다.
한국후지쯔는 또한 1979년 서울대학교병원의 병원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해 1981년 국내 최초의 병원 시스템을 오픈했다. 당시 특수한 업무로 여겨졌던 병원의 환자등록, 진료 회계, 의약품 관리 등의 병원 관리업무를 전산화함으로써 병원 관리 업무 전산화의 효시가 됐다.
특히 한국후지쯔는 기술 이전을 통해 컴퓨터 국산화에도 기여했다. 대우통신은 후지쯔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1985년 9월부터 16비트 사무용 컴퓨터인 'DF-9450Ⅱ'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또한 후지쯔의 기술 이전으로 제일정밀이 컴퓨터용 프린터를 만들었으며 현대전자는 사설교환기와 팩시밀리 'FF1400' 시리즈 등을 생산했다.
한국후지쯔는 2000년대에 들어와서 종합 솔루션 및 서비스 사업자로 탈바꿈했다. 2010년에는 사회지속파트너 전략을 발표하며 한국의 지속가능사회 실현을 위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했다.
현재 한국후지쯔는 슈퍼컴퓨터와 유닉스 서버, x86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PC, POS, 스캐너를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 솔루션을 통해 국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박제일 대표는 "한국후지쯔는 후지쯔의 첨단 기술과 제품,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40년 동안 수많은 변화를 거듭하며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기업과 사회를 위한 혁신 파트너로서 고객과 파트너, 사회 구성원들부터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지쯔는 일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100여개 국가에 진출했으며 17만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해 후지쯔의 전체 매출액은 4조 4천억엔(470억 달러)을 기록했다. 한국후지쯔의 2012년 매출액은 1천536억원이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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