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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조립폰 프로젝트'는 안 넘겼다


모토로라 매각 대상서 제외…"핵심은 다 챙겨"

[김익현기자] “조립폰 프로젝트는 계속 된다.”

구글이 3년 전 인수했던 모토로라를 29 억 달러를 받고 중국 업체 레노버에 넘겼다. 사실상 휴대폰 제조 사업은 전부 넘긴 셈이다. 하지만 지난 해부터 모토로라가 야심적으로 추진했던 조립폰 프로젝트는 그대로 갖기로 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29일(현지 시간) 구글이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넘기면서도 선진기술 및 프로젝트(ATAP) 부문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ATAP는 구글이 차세대 먹거리 개발을 위해 야심적으로 유지해 왔던 사업 부문.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 직후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책임자였던 레지나 더간을 ATAP 수장으로 영입하면서 공을 들였다.

더간이 이끄는 ATAP 팀은 전자 부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ATAP 팀이 추진하는 사업 중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아라 프로젝트’다.

구글 측은 ‘아라 프로젝트'가 "고도로 모듈화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도록 해 주는 무료 오픈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한 마디로 스마트폰의 색깔부터 디스플레이, 키보드까지 모든 것을 맞춤형으로 조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성공 땐 스마트폰 시장 패러다임에 큰 영향 미칠 듯

모토로라의 조립 스마트폰은 내골격(endoskeletons)과 모듈(modules)로 구성된다. '엔도(endo)'가 스마트폰의 프레임 역할을 하며, 모듈은 하드웨어다. 따라서 스마트폰 하드웨어 개발자는 누구나 모듈 형태로 자신이 생각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용자들도 마찬가지다. 검색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을 원할 경우엔 관련 부품을 사서 끼우면 된다. '바이오 기능'을 원할 경우엔 그 분야에 강점을 갖는 모듈을 구해서 조립하면 된다. 물론 중앙처리장치(CPU), 스토리지, 카메라 등도 전부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사서 조립할 수 있게 된다. 모토로라는 이런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수 개월 내에 '모듈 개발자 키트(MPK)'를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토로라는 1년 이상 '아라 프로젝트'를 비공개로 진행해 왔다. 그러다가 네덜란드 개발자인 데이브 하켄스가 공개한 '폰블록스(Phoneblocks)'를 접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하켄스가 공개한 '폰블록스' 동영상에는 실제로 스마트폰을 조립해서 쓰는 방법이 일목요연하게 소개돼 있다. 결국 '아라 프로젝트'는 하켄스의 비전과 모토로라의 기술력이 결합된 작품인 셈이다.

구글은 모토로라 매각 대상에서 ATAP를 제외함에 따라 조립폰 프로젝트는 그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조립폰 사업은 아직은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구글이 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성공할 경우 스마트폰 시장의 기본 패러다임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넘기면서도 ‘챙길 건 다 챙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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