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3월 창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구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4 지방선거는 새누리당의 '정권 안정론'과 야권의 '정권 심판론'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재 민주당의 주요한 선거 전략 역시 정권 심판론이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 등장이 가시화하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 세력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모두 비판하면서 '새 정치'를 주창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자리매김하려면 지방선거가 '구 정치 세력' 대 '새 정치 세력' 구도로 짜여져야 한다. 야권의 주도권 교체를 노리는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의장은 21일 제주 벤처마루에서 창당 설명회를 열고 2월까지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3월 말까지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창당을 통해 6·4 지방선거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저희들은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도 "지방선거에 책임있게 참여하기 위해 2월까지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3월 말까지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날도 새정치를 재차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전국을 돌면서 국민 여러분의 말씀을 들었는데 현 정치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 많았다"며 "낡은 틀로는 더 이상 국민적 요구를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나서야 한다는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했다"고 역설했다.
안 의원은 또 "시대적 요구는 강렬한데 정치는 여전히 과거를 답습하고 있다"며 "국민을 속이고 약속을 손바닥처럼 뒤집는 정치는 더 이상 안된다. 차선이 아닌 최선,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선택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세력이 창당을 선언하면서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은 제1야당인 민주당이다. 안철수 신당 창당으로 정권 심판론이 희석되고 자칫 구 정치 세력으로 낙인찍혀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이 격전지로 떠오르면 오히려 '야권 심판론'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이에 먼저 정치 혁신을 통해 안철수 신당의 정당성을 낮춘 다음 야권연대를 재추진하려 하고 있다. 아울러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연일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며 안철수 의원 세력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부산 등 영남에 가서 어려운 싸움을 하라는 것이 민심인데 야권이 이기는 호남에 집중하는 것은 새정치가 아니다"고 안철수 세력을 견제하기도 했다.
안철수 신당이 등장으로 6·4 지방선거는 야권의 주도권 경쟁의 성격을 띄는 등 여야간 전선이 흐트러지게 됐다. 국민이 전통 야당인 민주당과 새로운 안철수 신당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는 또 하나의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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