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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필요없다"


이동근 부회장 "국산차 연비 낮아 불리…수입차만 혜택"

[정기수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는 국내 자동차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내수활성화를 외치며 자동차산업에 대해 차별적으로 부담을 주는 것은 정부 정책에 맞지 않는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 부회장은 21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련 제도의 시행을 연기하거나 도입을 유보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는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관계인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이 같은 규제가 없다. 이를 먼저 우리가 도입, 시행해 국내업체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술력으로 볼 때 외국 수입차의 연비 수준이 국내차에 비해 높다"며 "관련 제도가 시행될 경우 수입차는 보조금을 받고, 국산차는 과태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업계에 차별적으로 불리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는 이산화탄소 저배출 차량 구매 고객에게는 보조금을 주고, 고배출 차량 구매 고객에게는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업계 반발로 연기된 바 있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저탄소차협력금 제도가 시행되면 아반떼급 이하 소형차는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반면 쏘나타 그랜져 에쿠스 등 대형차엔 부담금이 부과된다. 고급 차량의 경우 최대 1천만원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수입차 중 연비효율이 높은 중소형차는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입차에만 혜택이 편중될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가 추진하는 저탄소협력금제의 이산화탄소 기준이 적용되면 쌍용자동차는 100%,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등의 전 차종의 75% 가량이 부담금을 내야 한다.

이 부회장은 "국내 자동차 중에서도 인센티브를 받는 경우가 있겠지만 많이 팔리는 차량에 불리한 조건이 된다"며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강조하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동차 업계의 애로사항을 전달받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자동차산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자동차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부회장은 최근 2~3년새 많아지고 있는 각종 노동·환경규제 법안 입법과 기업규제 강화에 대해서도 불만을 피력했다.

먼저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 연장 등과 관련, "정부와 기업, 노동계 등이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며 "노동·환경규제로 기업 부담이 가중돼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08년 기업 규제관련 법안의 규모가 1만2천여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만5천여건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나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규제총량제와 일몰제, 의원입법 심사제 등을 도입해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들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기업들의 투자 전망과 관련해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과 현대차가 작년보다 투자를 소폭 늘릴 예정"이라면서도 "나머지 30대 그룹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30대 그룹은 155조원 투자를 계획했지만 실제 투자는 150조원 규모가 이뤄졌다"면서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실투자액 수준인 150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들 상당부분도 해외에 투자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들의 투자 계획 150조원 중 30%가량은 해외투자"라며 "국내 고용을 늘리려면 국내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데 노동환경에서 규제가 많아 해외에서의 수익이 낫다는 판단에서 해외투자 확대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가급적 국내 투자가 늘어나도록 정부나 정치권, 기업들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수행한 경제사절단 성과에 대해서는 "인도 투자와 무역 환경이 개선됐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며 "앞으로 양국간 투자가 계속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성과로는 관세 자율화율을 기존 75%에서 90%로 높이기로 한 점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가서명해 소득세·배당 세금을 낮추기로 합의한 점 등을 꼽았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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