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13년 전 멀티미디어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시장이 문서 DRM 시장보다 클 것이란 예측이 이제서야 현실화 되기 시작하는 시점인 것 같다."
이 영 테르텐 대표는 지난 27일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영 대표는 인터뷰 중간 중간 13년 전의 예측을 '패인'이라 표현했다. 늦게 열린 시장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2000년 설립한 DRM 업체인 테르텐은 다른 DRM 회사인 파수닷컴, 마크애니 등이 문서 보안에 치중하며 지금껏 성장 가도를 달린 것과 달리 처음부터 멀티미디어 DRM 시장에 매달렸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시장은 기대만큼 빨리 열리지 않았다.
이 영 대표는 "멀티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착각이 패인이었다"며 "국내는 수능 위주의 이러닝 콘텐츠 외에는 원천 콘텐츠가 없었다"고 말했다. 보호할 콘텐츠 자체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그는 2003년부터 외국을 돌아다니며 팔려고 했지만 한국만큼 통신 인프라가 갖춰진 곳도 없어 역시 여의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더 빨리 왔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여지껏 버텨온 테르텐은 그만큼 내공을 쌓았고 모바일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오고 있다.
그는 "예전엔 멀티미디어라곤 동영상 뿐이었지만 지금은 전자문서, 전자책 등 보호할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기존 화면 보안 제품도 PC에서 모바일로 오면서 '메인 보안 솔루션'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PMP, 전자사전 시절부터 해온 화면 보안 사업이 노하우가 쌓여 모바일에서도 순조롭게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테르텐의 캐시카우도 바뀌고 있다. 스트리밍·다운로드 콘텐츠에 DRM을 적용하는 '미디어쉘'에서 모바일 콘텐츠 관리(MCM) 솔루션이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가상화 화면보호 솔루션 '티-큐브'도 부상하고 있다. 가상화 업체인 시트릭스와 VM웨어, 틸론은 모두 테르텐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내년 일본 시장에서 자리 잡을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영 대표는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찾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체 매출 중 국내 매출 비중을 50% 이하로 떨어트리는 것을 지향할 정도다.
그는 "3년 내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하고 일본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한다.
2006년 처음 일본 시장에 진출한 테르텐은 이달 들어 코트라 IT 지원센터를 통해 동경 지사를 갖췄고 내년부터는 상주 인력을 두고 일본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2014년 일본 법인 설립'이라는 목표도 내걸었다. 현재까지 대리점 5군데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유럽 진출을 꿈꾸고 있기도 하다. 그가 미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보는 곳은 이스라엘이다. 최근 파트너 탐색 차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가능성을 본 그는 내년 3월 이스라엘 지사도 설립할 계획이다.
그는 "이스라엘에 글로벌 IT 기업들의 R&D 연구소가 많이 있다보니 어느 정도 의사결정권을 가진 기술 임원들과 (미국과 달리) 쉽게 접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국내에서 50억 원, 일본에서 10억 원으로 내년 매출 60억 원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테르텐의 지난해 매출은 20억 원, 올해는 27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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