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올들어 ICT 무역수지가 11월 누적기준 800억달러(한화 84조원)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아세안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휴대폰, 반도체, 디지털TV 등이 선전한 결과다.
이 추세라면 올해 ICT수출은 세계 ICT성장률 둔화에도 스마트폰, 반도체 효과에 힘입어 사상 첫 1천600억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ICT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 증가한 146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수입은 2.2% 증가한 68억2천만달러를 기록, 78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11월 전 산업 무역수지가 48억불 흑자인 것을 감안하면 ICT 가 우리나라 수출 및 무역흑자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써 올들어 11월 누적 ICT 무역수지는 819억달러(한화 약 86조원) 흑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존 최대치는 지난 2010년 기록한 722억달러였다.
ICT 무역흑자 추이(억 달러)
◆휴대폰 수출 두자릿수-반도체도 뒷심
ICT 무역수지 흑자를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효자품목인 휴대폰과 반도체다.
11월 휴대폰 수출은 25억7천만달러로 전년대비 10.4% 늘어나는 등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휴대폰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9월 7.6%에서 올들어 1월 32.5% 급등했다가 6월 8.8%로 다소 둔화됐지만 11월에는 다시 10%를 웃돌았다.
스마트폰과 해외 생산 기지로의 부분품 수출 호조로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실제 스마트폰 수출은 15억5천만달러로 13.4% 늘었다. 갤럭시 노트3, 갤럭시 S4, G2 등 프리미엄급 제품 선전에 힘입어 지난달에 이어 15억달러를 상회하며 선전한 것. 한국산 스마트폰은 지난 2011년 2분기를 시작으로 올 3분기 까지 10분기 연속 세계 1위를 기록중이다.
같은기간 휴대폰 부분품 수출 역시 9억9천만달러로, 10.6% 늘었다. 중국, 베트남 등 해외거점의 생산 확대와 맞물려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 기록한 것.
휴대폰의 수출 견인에 반도체도 힘을 보탰다.
11월 반도체 수출은 49억7천만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8.1% 늘었다. 무엇보다 메모리반도체의 수출 급증세로 전년 동월대비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메모리반도체 수출은 22억8천만달러로, 49.1%나 급증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대와 반도체 단가 급등으로 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 기록한 것.
다만 시스템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13.5% 줄어든 21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드라이버IC, CMOS 이미지센서 등의 수출은 증가했으나, 파운드리 및 모바일AP 수출 부진 탓이 컸다.
◆DTV 수출 늘었지만 PC·패널 감소세 여전
디지털TV 역시 11월 수출은 5억7천만달러로 19.8% 늘며 IT 수출에 힘을 더했다. LCD TV 수출은 세계 TV 시장의 침체에도 스마트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5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하면 11월에는 1억1천만달러를 수출, 27.3% 가량 늘어났다.
TV부분품 수출 역시 4억3천만달러로, 16.4% 늘었다. 중국, 중남미, 중동 수출 증가 지속된 결과다.
그러나 컴퓨터 및 주변기기,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디지털TV 선전에도 불구하고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은 24억2천만달러로 오히려 전년보다 14.4% 감소했다.
TV 수요 약세 에 TV용 패널 단가 하락, 대 중국 수출이 9.3%, 18억9천만달러 줄어드는 등 부진했던 탓이다. 패널 수출은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실제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대형 LCD패널 시장성장률은 올 1분기 0.2% 감소한 것을 비롯해 2분기 8.8%, 3분기 20.5%, 4분기에도 17% 가량 감소했다. 또 TV용 LCD패널가격은 지난 3월 277달러에서 11월에는 225로 또다시 떨어졌다.
다만 패널 시장은 UHD TV 등 신제품과 계절적 성수기 수요로 업황의 소폭 개선이 예상되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신규 제품 출시로 중소형 패널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PC 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11월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은 5억7천만달러로 전년대비 23.2% 감소했다. 세계 PC 시장의 부진 속에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
특히 컴퓨터 수출은 1억달러에 그쳐 전년대비 54.9%나 급락했다. 저가형 태블릿PC 출하 비중 증가에 따른 제품 단가 하락으로 감소세를 이어간 것.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PC 출하량은 1분기 12.6%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2분기 11.2%, 3분기에도 9.2% 줄었다. 또 태블릿PC 평균판매단가 역시 지난 2011년 438달러에 달했던 게 2012년에는 339달러, 올해는 271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 탓에 같은기간 주변기기 수출 역시 3억9천만달러로 12.3%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홍콩포함, 76.4억달러, 1.3%↑), ASEAN(16.5억달러, 0.9%↑) 등 아시아 신흥국 수출은 증가한 반면, 미국(12.9억달러, △0.9%), EU(12.9억달러, △1.4%), 일본(6.3억달러, △28.0%) 등 선진국 수출은 감소했다.
중국 수출 비중은 전체의 48.3%에 달했으며 미국과 EU, 일본 수출이 감소한 것은 휴대폰과 패널 수출 하락 및 일본의 경우 엔저 현상에 반도체와 휴대폰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부진했던 탓이다.
산업부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대외 여건을 낙관하기는 어려우나, 갤럭시노트3, 옵티머스G2 등 신제품 효과에 미국·EU 등 선진시장의 경기 회복, 연말 특수 등으로 ICT 수출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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