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최근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일본과 경쟁하는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장중 엔/달러 환율은 올해 최고수준인 103.23을 웃돌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도 엔저 우려도 1.05% 하락 마감했다.
대우증권의 서대일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가치 급락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약화와 엔캐리(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 투자 확대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위험자산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최근 엔화 변동은 통화정책 기대(일본의 추가 양적완화)로 변동성이 커진 측면이 있고, 엔화 약세는 한국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엔화 약세 위협은 지속적으로 경계할 부분이긴 하지만,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엔화 약세가 지속된다 해도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의 수출 회복 속도를 보면 엔화 약세가 일본 수출을 부양하는 힘이 산업 공동화 등의 영향으로 2000년대 초반보다 약해졌고, 엔화 약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교역량 증가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이다.
추세적으로는 환율보다 물량 회복이 성장에 더 중요한 변수라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유효한 만큼 엔화 약세에 따른 한국 금융시장의 과민한 반응이 추세적 변수는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신영증권의 김재홍 애널리스트도 "일본은행과 정부의 유동성 공급만으로 일본 경제가 회생할 것으로 믿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일본은행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가동률과 소비지표의 개선속도는 느리고, 유동성 공급의 상당부분은 일본은행(BOJ)에 당좌예금 형태로 예치되어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유동성 확대를 통한 엔저 유도기간이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소비세 인상 이후 경기둔화가 포함된 엔저기간일 것"이라며 "이는 내년 하반기 엔캐리 트레이드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엔저에 따른 소나기는 당분간 피해야겠지만 너무 움츠릴 필요는 없을 것"으로 조언했다.
삼성증권의 임수균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도 엔저 우려가 높았던 2012년10월~2013년 5월 기간 동안의 주가를 보면 통신·소비재 등 내수주는 호조, 자동차·조선·철강·화학 등 주요 수출주는 부진을 보였다"며 "특히 IT업종은 수출주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등 주력 수출품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환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증시를 환율 이슈가 지배한다 해도 최후의 승자는 실적 우량주라며, 최근의 엔화 약세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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