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초등학생들을 만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아이들의 직설적인 질문에 진땀(?)을 뺐다.
안 의원은 19일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수락초등학교에서 5, 6학년 학생 200여명과 함께 '제 7차 토크콘서트'를 열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아이들은 안철수의 학생시절과 꿈, 국회의원 입성 과정, 첫사랑, 초등학생으로서의 고민 등 다양한 질문 공세를 펴 안 의원을 긴장케 했다.
안 의원은 "초등학교 때 반에서 중간 등수를 할 정도로 공부는 잘 못했지만, 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학생이었다"며 "말썽을 피우다 많이 맞기도 하고, 졸다가 벌서기도 하는 등 다른 학생과 같은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국회의원이란 직업을 선택한 과정을 묻는 질문에 "플라스틱 모형을 만드는 게 재밌어서 진로를 고민하다 과학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고, 재밌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직업을 거치게 됐다"면서 "어떤 일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거기서 얼마나 보람을 찾는지가 중요하다. 지금 하고 있는 순간의 그 일이 정말 보람있고 재밌게 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하든 상관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중학교 진학을 앞둔 6학년 학생이 "겨울방학엔 뭘 해야 좋겠느냐"고 고민 섞인 질문을 내놓자 "우리나라 직업이 약 1만개다. 지금부터 막연하게 '나는 뭘 하고 싶다'가 아니라 '무슨 직업이 나에게 맞을까'를 준비하는 게 좋다"면서 "방학 숙제나 선행 학습도 중요하지만 직·간접적 경험을 통해 내가 원하는 직업을 찾는 일들을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학창시절 좋아했던 여학생이 있느냐"는 5학년 학생의 당돌한 질문엔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나를 별로 안 좋아했다"며 웃은 뒤 "나는 왜 이렇게 잘하는 게 없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러면서 여러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 항상 '다른 사람이 왜 저렇게 생각할까'를 생각하며 그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간 것처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답하며 상황을 모면했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가셨다가 왜 사퇴하셨냐"는 6학년 학생의 날카로운 질문에는 "제가 했던 경험들을 살려서 조금이나마 현재 우리 앞에 있는 미래를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면서 "힘든 분들을 도와주는데 조금이라도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애둘러 답했다.
학생들로부터 질문공세를 받은 안 의원은 연이어 학부모들과도 대화를 통해 우리 교육의 현주소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모든 정부마다 교육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효과가 날 수 없다"면서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더라도 적당한 대우를 받고 살 수 있도록 사회구조 개혁과 교육개혁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정부의 대학입시 정책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이 크다. 예측 가능한 장기계획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무책임하게 입시계획을 던져놓지 말고 책임감을 가지고 여야 합의를 통해서 장기적인 계획을 이끌어 내고,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은 이날 토크콘서트를 마무리 지으며 "국회의원이 된 지 이제 7개월 째인데 한편으로는 십년이 지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저나 제 지역사무소가 부근에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인식들을 전달해주시면 꼭 살펴보고 제대로 반영하고, 입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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