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노무현 정부가 임기 종료를 한 달여 앞두고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국회 등에서 사용하는 36개 국가시스템의 설계도와 시스템 구성도, 보안기술 등 관련 자료를 무단 탈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이 11일 입수한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의 '전자정부로드맵 과제 산출물 제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진흥원은 2008년 1월21일 청와대 업무혁신비서관실의 요구로 노무현 정부 5년간 수행된 116개 전자정부 사업 관련 현안 내용을 외장하드 형태로 청와대에 제출했다.
진흥원이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로 제출한 자료 중에는 '국회 보안관제시스템' 등 입법부를 비롯 정부기관의 모든 자료를 통합관리하는 '정부통합전산센터', 전 부처 업무관리시스템인 '온나라 시스템', 지자체의 '재정 및 행정정보시스템', 외교정보전용망 등이 포함됐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노무현재단 측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은 "임기말 노 전 대통령이 애착을 가졌던 전자정부 사업이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료를 받은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노 정부 전자정부 사업 성과 확인에 전(全) 국가시스템의 설계도와 시스템 구성, 보안관련 세부자료들이 왜 필요했는지, 또 진흥원이 자료 보안 및 법 위반을 우려해 제출을 거부했을 때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찍힌 공문을 보내면서까지 받아야했던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정부 청와대의 국가기스템 무단탈취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흥원이 대통령실에 보낸 116개 사업의 시스템 설계도와 완료 보고서, 구축 전 과정에서 나온 산출물들이 어디에 쓰였는지 또한 복제되서 외부로 유출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박재갑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사실이라면 노 전 대통령이 국가운영의 '유전자 지도'와 함께 정부 방화벽의 '비밀번호'까지 한꺼번에 가져간 사초 실종 이상의 일대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자신의 직인이 찍힌 공문으로 자료를 건네받은 만큼 이유와 자료의 소재 등에 대해 국민이 납득하도록 성실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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