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국책 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이 시중은행이 꺼리는 중장기·고위험 대출 대신 단기 대출에 치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저금리로 시중은행과 부당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입은행의 단기 대출 공급액은 38조2천79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대출의 77%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 상반기에는 전체 대출의 67.5%를 차지하는 20조4천603억원의 단기 대출을 기록했다.
수출입은행의 단기 대출 비중은 지난 2010년 81.6%에서 2011년 80.1%로 감소 추세다.
그러나, 이 의원은 "중장기 수출금융에 집중해야 할 정책 금융기관이 단기금융 위주로 운영하면서 저리 대출로 일반 상업은행과 부당한 경쟁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수출입은행의 원화 단기 대출 금리는 6개 시중은행 평균보다 0.7%~0.9%p 낮았다. 외화대출이 포함된 수출입은행의 전체 대출금리도 6개 시중은행 원화대출 금리보다 최대 2.5%p 낮은 수준이었다.
저금리·단기 대출로 시중은행보다 경쟁 우위를 갖게 된 수출입은행은 이에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수출입은행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8.7% 급증한 1천79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123% 증가한 1천489억원을 올렸다.
이는 임직원의 연봉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출입은행장의 연봉은 지난 2010년보다 23.4% 증가한 5억3천300만원으로 책정됐다. 임원 평균 연봉은 3억8천100만원으로 3년 전보다 24.5% 뛰었다. 직원 평균 연봉은 3년 전보다 10.5% 오른 9천540만원이었다.
이에 수출입은행 측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느라 단기 대출이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9년 이후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대기업 대출 증가율을 계속 하회했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지난 2009년 41.7%에서 지난해 29.7%로 지속적으로 매년 낮아졌다.
이 의원은 "단기 수출금융은 일반 상업은행으로 신속히 넘겨주고, 수출입은행은 민간이 꺼리는 고위험·중장기 수출금융과 중소기업 수출금융 지원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이러한 수출입은행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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