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민주당 내 분위기가 점차 가열되고 있다.
22일 오전 열린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그동안 지켜왔던 '대선 불복은 아니라는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설훈 의원(사진)은 "지금까지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면 상황이 끝나는 것으로 이야기해왔지만 지금은 새로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지금 드러나고 있는 내용들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어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 기타 등등을 다 동원해 엄청난 부정을 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며 "지난 대선 자체가 심각한 부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것이냐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대선 불복으로 당의 입장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설 의원은 "선거 결과 100만표 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정상적인 선거였다면 어떻게 됐을 것이냐로 우리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우리의 생각이 변해야 한다. 대선 상황을 보는 변화가 없다면 정확히 대처를 하지 못하고 국민들로부터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총선에서 불법으로 1천만원을 썼다면 부정선거로 입건돼 의원직 사퇴를 당할 것"이라며 "많은 불법을 저질렀는데도 새누리당은 그 댓글 몇개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겠느냐고 호도한다. 그러나 막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우리가 선거 문제에 대해서도 이제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대선 불복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의원총회 후 "대선 불복의 의미가 아니다. 철저하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정원 전면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황교안 법무부장관, 남재준 국정원장,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등 책임있는 인사들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선거 불복은 아니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한길 대표 측은 이에 대해 "설훈 의원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며 "김 대표는 이 상황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하지만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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