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지난 8월 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3사에 신규 LTE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2배 빠른 차세대 LTE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주파수묶음기술(CA)을 활용한 LTE-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도 9월중으로 광대역 LTE와 LTE-A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계획이다.
LTE-A와 광대역 LTE는 모두 기존 LTE 서비스보다 최대 2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둘다 2배 빠른 LTE인데 명칭은 다르다. 게다가 KT는 광대역과 LTE-A를 합쳐서 '광대역 LTE-A'를 서비스한다고 한다. LG유플러스는 LTE-A를 강조하기 보다는 '100% LTE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통신사들이 말하는 LTE-A, 광대역 LTE, 광대역 LTE-A는 도대체 어떤 것들일까?
◆광대역 LTE, 1차선 도로를 2차선으로
KT가 9월중 시작할 광대역 LTE는 기존 LTE 주파수 대역 옆에 바로 인접한 주파수를 할당받은 덕분에 가능해졌다. KT는 기존에 사용하던 1.8㎓ 20㎒ 대역 바로 옆의 15㎒ 대역을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확보했다.
인접대역 주파수이기 때문에 KT는 바로 두 대역을 합쳐 35㎒ 대역을 LTE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기존 20㎒ 대역 가운데 10㎒를 다운로드에 10㎒를 업로드에 사용했던 KT는 이번에 새로 받은 15㎒ 가운데 10㎒를 다운로드로, 5㎒를 업로드로 함께 사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총 20㎒의 다운로드 대역과 15㎒의 업로드 대역을 서비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역이 넓어졌다는 의미로 '광대역'이라고 부른다.
이를 도로에 비교하면 기존 1차선의 다운로드용 도로를 2차선으로 넓혔다는 의미다. 차선이 하나 더 늘어났기 때문에 보다 쾌적하게 차량 통행이 가능, 더욱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이론적으로 기존 LTE 다운로드 속도가 최대 75Mbps였으니 광대역 LTE는 최대 150Mbps 속도가 가능하다.
단, 기존 LTE용 단말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도로는 넓어졌지만 단말기의 칩셋이 100Mbps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최대 100Mbps까지만 속도가 빨라진다. 최신 휴대폰인 갤럭시S4 LTE-A나 G2, 그리고 향후 출시될 단말기들은 최대 150Mbps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도로는 잘 깔았기 때문에 150Mbps 속도까지 달릴 수 있는데 차(단말기)의 성능이 100Mbps 밖에 안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LTE-A, 실제로는 떨어진 도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현재 서비스 중인 LTE-A는 서로 떨어져 있는 주파수를 주파수묶음기술(CA)을 통해 하나로 묶어서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속도를 높이는 서비스를 뜻한다. 기존 LTE보다 한단계 더 나아간 서비스라는 의미에서 뒤에 어드밴스트(A)가 붙었다.
LTE-A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CA(캐리어 어그리게이션)에 대해 알아야 한다. CA는 서로 떨어진 주파수 대역을 마치 하나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주력 LTE 대역인 800㎒ 대역의 다운로드 10㎒와 1.8㎓ 대역의 10㎒ 대역을 이 CA 기술을 통해 묶어 기존보다 2배 빠른 LTE-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주력 LTE 대역인 800㎒ 대역과 2.1㎓ 대역을 묶어서 서비스 중이다.
실제로 도로는 떨어져 있지만 기술력으로 도로를 붙어있는 것처럼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단, 모든 차(단말기)가 도로를 넘나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신형 차에만 이 기술력이 적용돼 최대 15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기존 차는 기존 도로로만 달릴 수 있어 속도가 75Mbps 밖에 나오지 않는다.
현재 도로를 넘나들 수 있는 전용 칩셋이 장착된 단말기는 갤럭시S4 LTE-A와 베가 LTE-A, 그리고 G2 뿐이다. 향후 출시될 단말기는 대부분 이 전용 칩셋을 장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으로 떨어진 주파수 대역을 묶었다고 해서 서비스가 불안하지는 않다. 광대역 LTE나 LTE-A나 모두 기존 LTE 대비 두 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며 "다만 LTE-A는 단말기를 최신형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 둘다 합친 '광대역 LTE-A'는 뭐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KT는 '광대역 LTE-A'를 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9월중에 주력망인 1.8㎓ 20㎒ 대역과 보조망인 900㎒를 묶어서 LTE-A도 함께 서비스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를 광대역 LTE-A라고 이름붙였다는 것이 KT 측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 용어를 두고 경쟁사들이 '잘못된 표현' 이라며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광대역 LTE-A라고 부르려면 광대역(40㎒)과 광대역(40㎒)을 CA기술을 통해 묶어야 한다는 것이 경쟁사들의 주장이다.
경쟁사 관계자는 "정확하게 말하면 KT가 9월중에 시작할 서비스는 광대역 LTE와 LTE-A를 동시에 서비스한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내년 3분기가 되면 광대역 LTE와 보조 주파수인 900㎒를 묶어서 서비스하려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광대역 LTE-A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TE-A보다는 '100% LTE'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있다. 100% LTE는 SK텔레콤, KT와는 달리 LG유플러스는 음성통화와 문자까지 LTE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100% LTE라는 뜻이다. SK텔레콤과 KT는 데이터만 LTE망을 통해 제공하고 음성통화와 문자는 3G망으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논쟁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통신사들이 불필요하게 소비자에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홍보를 하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고 잘라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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