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10월부터 100%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

[백나영기자] 케이블TV 업계가 디지털 전환 사업에 3조원의 투자를 감행한다. 내년까지 시범지역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고 2017년 전국 아날로그 케이블 방송을 종료하겠다는 전략이다.

케이블TV업계는 아날로그 주파수를 조기에 회수하고 이를 활용해 UHD 방송, 기가인터넷 등 신규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30일 대한 상공회의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케이블 디지털 전환 활성화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오는 10월부터 '100%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15년까지 대도시 지역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을, 2017년까지 100%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인프라, 차세대 디지털 서비스, HD 콘텐츠, 홍보·마케팅 등에 2017년까지 총 3조1천200억원을 투자한다.

'케이블 디지털 전환 활성화 추진전략'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는 571만으로 전체 1천495만 가입자 중 38.2%를 기록했다. 지역별 디지털 전환율을 보면 서울지역은 61.2%로 비교적 높은 비율을 보였지만 인천, 경기, 부산을 제외한 중소도시 및 농어촌 지역은 모두 30% 이하로 나타났다.

케이블TV 업계는 우선적으로 60% 수준 이상의 디지털 전환이 달성된 지역을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취약계층의 경우 추가 요금부담 없이 디지털방송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아날로그케이블 종료 시 시청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다양한 홍보, 마케팅 활동과 시청자 보호를 위한 대책 방안에 대한 실효성 검증이 필요하다"며 "시범사업 과정에서 검증을 거친 마케팅 방식을 실제 영업 현장으로 확대 적용해 전국적인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리어쾀TV 도입·8VSB 허용 시 디지털 전환 가속화 될 듯

클리어쾀 TV가 도입되고 8레벨 잔류 측파대(8VSB) 서비스가 허용될 경우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클리어쾀은 TV안에 칩을 내장해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10월부터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남아있는 저소득층에 한해 클리어쾀TV를 지원할 계획이다. 셋톱박스 비용이나 고가의 요금제를 지불하지 않고 디지털 방송을 이용할 수 있어 저소득층의 디지털 전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8레벨 잔류 측파대(8VSB) 서비스가 허용될 경우에도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8VSB는 디지털방송 변조 방식으로, 디지털TV을 보유하고 있다면 아날로그 가입자들도 고화질의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케이블TV 송출방식 쾀에 비해 전송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8VSB 방식으로 방송을 송출한다면 일부 중소 프로그램사업자(PP)가 송출 채널에서 빠져야하기 때문에 갈등을 빚어왔다.

케이블TV 업계는 양방향 서비스에 대한 시청자 수요가 낮은 지방을 중심으로 8VSB 송출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에 단체 가입한 아파트나 시설의 경우 40~50개 채널의 저가형 요금제에 가입돼있기 때문에 8VSB로 변환하더라도 퇴출되는 PP가 없다"며 "지방, 단체 가입 시설 등 부분적으로 8VSB를 도입하는 등 시청자와 중소PP에 피해가 가지 않는 방안을 중심으로 미래부, PP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유료방송의 100%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유료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저소득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미래연구소의 이종관 박사는 "최빈층이나 차상위계층은 보급형 디지털TV를 구매하기도 어려운 형편에 있어 디지털 전환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업자 측면에서의 투자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유료방송의 완전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보호조치도 진행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상혁 미디어국장은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가 붙지 않아 지금 추세대로라면 디지털전환 완료는 앞으로 10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면서 "정부와 협력해 취약계층 디지털전환 지원 및 단계적 아날로그케이블방송 종료 등 획기적인 정책이 추진된다면 100% 디지털전환 로드맵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